지난 5월 상장 이후 침묵을 지키던 삼성생명이 기관에 대한 매수제한 해제와 내달 코스피(KOSPI) 200지수 편입 등 수급 개선으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여기에 실적 개선과 금리 상승 기대감도 주가를 이끌 수 있는 재료로 꼽히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이 단기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담보해줄 수 있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긴 호흡으로 투자에 나설 만 하다고 지적했다.
9일 삼성생명은 전거래일보다 1.33%(1,500원) 오른 11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생명은 이날부터 공모주관사 계열의 매수제한이 해제됐다. 이에 따라 삼성자산운용, 한국자산운용 등 대형 기관들이 매수에 뛰어들고 인덱스 펀드 등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호전시킨 것으로 풀이됐다.
이와 함께 내달 중 KOSPI200 편입도 예정돼 있어 당분간 수급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5월에 치러진 일반 공모 당시 무려 20조원의 뭉칫돈이 몰리는 등 시장의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주가는 공모 열기에 부흥하지 못했다. 상장 이후 주가는 공모가(11만원) 아래로 떨어져 상당기간 동안 10만원 초반 선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이달들어서야 비로소 11만원대를 회복하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실제 생명보험사들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고채 5년물의 금리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살아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종길 교보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생명보험업 전반에 대한 시장의 확신은 약한 상황이지만 중장중장기적 볼 때 안정성과 수익성을 담보해줄 수 있는 업종”이라며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고려할 때 서서히 관심을 가질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이날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2010 회계연도 1∙4분기(4월~6월) 성적표를 내놓은 것도 주가를 받치는 역할을 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분기에 영업이익 4,00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4%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6조4,127억원, 순이익은 6,190억원으로 같은 기간 보다 각각 7.98%, 80.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인찬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깜짝 실적’까지는 아니지만 시장에서 예상한 정도의 수익을 내놓았다”며 “특히 기관의 매수제한 조치 해제 등의 수급 여건 개선과 1∙4분기 수익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나쁘지 않은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는 점도 최근 수급여건 개선분위기와 맞물려 주가에 긍정적인 기대를 갖는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박석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금리를 조정하거나 앞으로 올릴수 있다는 신호가 나온다면 생명보험주의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삼성생명이 경우 수급과 실적 그리고 금리의 흐름 등을 고려할 때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것들이 하나 둘씩 풀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