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국] 헤지 펀드 규제 강화

【뉴욕=김인영 특파원】 미국이 국제적 비난의 표적이 되고있는 헤지 펀드에 대한 규제에 착수했다. 그러나 규제가 지나칠 경우 헤지 펀드들이 카리브해 등 역외로 옮겨가 규제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반론에 부딛쳐 새로운 법규를 제정하기 보다는 은행을 통한 간접 규제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윌리엄 맥도너 뉴욕 연준리(FRB) 총재는 3일 하원 금융소위에 출석,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바젤 금융감독위원회의 규정에 따라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선진 10개국(G10)이 참여하고 있는 바젤 위원회는 지난 1월 헤지 펀드에 대한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 헤지 펀드 대출자금에 대한 은행 준비금 확대 등을 의결했었다. 맥도너 총재는 『헤지 펀드를 직접 규제하기 앞서 많은 장애들을 먼저 극복해야 한다』며 『금융기관의 여신 기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맥도너는 지난해 9월 헤지 펀드 「롱 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가 파산 위기에 몰렸을 때 월가 14개 은행의 팔을 비틀어 36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종용한 장본인. 그는 6개월후 자신의 결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시인하면서 『헤지 펀드에 대한 구제금융은 더이상 필요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재무부의 루이스 삭스 부차관보도 이날 하원 소위에 참석, 재무부 장관의 관장하에 금융감독을 담당하는 실무그룹을 편성, 3,000억 달러에 이르는 헤지펀드를 규제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삭스 부차관보는 『여기에는 헤지 펀드를 직접 규제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짐 리치 하원 금융위원장은 『헤지 펀드의 투명성이 부족하고 은행들의 지나친 대출이 문제를 일으켰다』며 헤지 펀드에 대한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2일 하원 소위는 LTCM의 간부들을 불러 투자의 오류가 무엇인지, 그 파장이 얼마나 컸는지에 대해 증언을 들었다. LTCM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자신들이 금융시장의 파괴를 초래한 무모한 도박사들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100년만에 찾아온 대홍수에 당한 불행한 희생자』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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