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勞·政 정면충돌하나] '노사관계 선진화' 하반기 최대 쟁점

비정규직법안 단독처리땐 민노총 전면투쟁 가능성<br>노사로드맵 합의안 9월짜기 도출 사실상 어려워<br>고용안정·산별교섭 확대등 갈등 불씨도 안꺼져

[勞·政 정면충돌하나] '노사관계 선진화' 하반기 최대 쟁점 비정규직법안 단독처리땐 민노총 전면투쟁 가능성노사로드맵 합의안 9월짜기 도출 사실상 어려워고용안정·산별교섭 확대등 갈등 불씨도 안꺼져 비정규직 근로자 관련 법안처리, 노사관계 법ㆍ제도 선진화 방안, 산별교섭 확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공무원노조 출범 등. 이 같은 폭발성이 강한 노동 현안들은 올 노정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노동전문가들은 올 노사관계의 쟁점이 많아 지난해보다 험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노사정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배규식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부진과 그에 따른 기업들의 구조조정, 실업률 증가라는 조건 속에서 노동시장의 유연화, 임금인상 억제, 노사관계 로드맵 등을 둘러싸고 정부와 노동계가 갈등이 확산될 소지가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정부와 노동계가 대화의 틀을 찾지 못한 채 제 목소리만을 높이고 있어 갈등이 고조되고 사회적 비용의 급속한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선 이번 임시국회에서 정부ㆍ여당이 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 법안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정부의 정면 대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2일 "날로 심각해지는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제출안 법률안을 근간으로 2월 임시국회에서의 법안 처리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정부안이 기존 정규직 근로자의 고용안정까지 위협하고 비정규직 근로자를 양산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비정규직의 양산을 막고 정규직을 확대해야 하는 시점에서 정부가 오히려 파견업종을 전면 확대하고 기업의 입지를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심각한 내분에 빠진 민주노총이 정부의 비정규직 법안 처리를 계기로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고 전면 투쟁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정부가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하려 할 경우 민주노총의 투쟁세력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2007년 복수노조 출범, 노조 전임자 임금 금지 등을 골자로 한 노사관계 법ㆍ제도 선진화(일명 로드맵)를 둘러싼 갈등도 치열할 것으로 우려된다. 노사 모두 정부가 제출한 방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오는 9월로 예정된 노사정위 소위 활동시한까지 합의안을 도출해낼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정부가 노사관계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2003년 하반기에 33개 항목, 4개 법률의 개정을 골자로 하는 로드맵 방안을 마련했으나 노사 양측이 강하게 반발하며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 정부는 당장 2007년부터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이 금지되고 복수노조가 허용되는 등 시한이 촉박, 올해 안에 법안처리에 나설 계획이어서 이 문제가 하반기 노정관계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해외이전과 구조조정의 가속화 등으로 고용안정을 둘러싼 갈등도 증폭될 전망이다. 노동계가 고용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가운데 정리해고, 명예퇴직 요건 완화 등을 둘러싸고 노사정간 이해관계가 달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노동계는 또 올해 말로 예정된 한일 FTA가 체결되면 상당수 일자리가 사라질게 될 것이라며 교섭 체결 시점에 맞춰 강력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보건의료ㆍ금속ㆍ금융 분야에서 전개된 산별교섭의 의제와 교섭방식을 둘러싼 노사 갈등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별노조가 산별교섭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장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고 사용자들 내부에서도 이해조율과 대표성 확보가 어려워 교섭과정에 갈등이 잠복해 있다. 이 교수는 "지난해 정부와 노동계는 서로에 대한 과잉기대로 '엇박자'를 보여왔다"며 "올해는 쟁점에 대한 이견이 워낙 커 노ㆍ정간 격돌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입력시간 : 2005-02-02 18:55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