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서 항공우주·헬스케어까지 첨단산업 소재로 성장성 높아
사실상 日업체가 세계시장 장악
GS칼텍스 전주에 파일럿 공장 구축… 원유 부산물 원료로 수직계열화 나서
효성 2020년까지 1조2000억 투자… 생산량 1만4000톤으로 확대키로
국내 탄소섬유 산업이 일본 업계에 대한 도전을 본격 시작한다. 고가 첨단소재인 탄소섬유는 우주항공·헬스케어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쓰임새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까지는 일본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전북 전주에 탄소섬유 파일럿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공장 가동 준비에 들어갔다. 다음달부터 약 2년간 시범 생산을 진행한 후 상업성이 확인되면 연 500톤 규모의 양산 체제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는 탄소섬유를 바이오부탄올과 함께 회사의 미래를 이끌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이미 탄소섬유 장섬유 강화 열가소성수지(LFT)를 국내 충북 진천과 경남 진주, 중국 쑤저우 공장 등에서 연간 1만2,000톤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이번 파일럿 설비 구축을 계기로 향후 탄소섬유 분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GS칼텍스의 기존 탄소섬유 LFT가 '팬계'인데 반해 전주 파일럿 공장이 만들게 될 탄소섬유는 '피치계'인 것도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팬계 탄소섬유는 섬유를 원료로 한다. 현재 탄소섬유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가볍고 강해 우주항공, 스포츠 용품 등에 널리 사용된다. 반면 피치계는 원유 정제 시설의 부산물로 나오는 석유 잔사유로 만든다. 이는 정유가 주력인 GS칼텍스가 탄소섬유 사업을 수직계열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피치계 탄소섬유는 생산 원가도 상대적으로 낮다. 공기정화기, 정수용 필터, 고온 단열재, 연료전지 등에 사용된다.
효성 역시 탄소섬유 시장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2020년까지 전주 공장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량을 1만4,00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또 전주공장 내 부지를 무상 제공해 설립하는 '탄소특화 창업보육센터'를 올해 말 완공하고 이곳을 관련 창업가의 보금자리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효성이 지원하는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탄소섬유 상업화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입주 기업인 JB드론이 탄소섬유로 드론을 만들어 최근 중국으로부터 투자를 받게 됐다. 탄소섬유로 만든 가방, 자동차 프레임 등은 꾸준히 관련 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탄소섬유 업계는 세계 탄소섬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도레이·데이진 등 일본 기업에 맞서기에 역부족이다. 특히 우주항공 산업 등에 쓰이는 고성능 탄소섬유는 일본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아직은 국내 탄소섬유 생산업체들은 해외 전시회에 참가해 제품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지금은 초기 단계지만 기술력을 키워 일본 업체에 도전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