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57조원에 순이익이 10조원을 넘는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도 외환위기 때는 이런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전자의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이 최근 한 강연에서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외환위기 시절을 회고하면서 자금을 구하러 다니며 겪었던 일화들을 털어놔화제다.
최 사장은 지난 12일 성균관대에서 가진 CEO(최고경영자) 특강에서 "IMF때 은행에 자금을 빌리러 갔다가 거절당해 울면서 나온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동안 친했던 은행장들도 돈을 빌리러 가니까 만나주질 않았다"면서 "아침 8시부터 은행앞에서 기다리다가 출근하는 은행장을 따라 들어가 돈을 빌려달라고했는데 거절당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또 "당시 삼성전자의 차입금이 20조원에 달했는데 자금이 부족해서 1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신청했었다"면서 "이에 대해 정부의 모씨로부터 `벌레 한 마리가 우물 물을 흐린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때 다시는 은행에 오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고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지금은 오히려 은행장들이 내 방에 찾아오곤 한다"고 전했다.
최 사장은 이어 "당시에는 해외 판매법인과 생산법인들도 본업을 제쳐놓고 돈을빌리러 다녔었다"면서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그 어려운 과정 중에 13억달러를각 법인에 지원하고 자기자본 30%를 맞춰준 뒤 `열심히 벌어서 빚을 갚자'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과거에는 CEO와 사장단들이 연초마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마쓰시타나 소니, NEC 등의 업체들을 방문해도 기껏해야 사업부장을 만나는 게 고작이었지만 지금은 그 업체의 CEO들이 우리 스케줄에 맞춰 우리 회사를 찾아오고 있다"며삼성전자의 달라진 위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이후 각종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업무 프로세스 혁신, 핵심인력 양성등을 끊임없이 추진하면서 현재는 순이익 10조원에 국가세수 비중 2,7%, 전세계 브랜드 가치 순위 21위라는 실적을 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