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美 최고신용 금가다] 은행 외화 유동성 문제 없나

"충분히 확보"… 금리 등 차입여건은 악화 <br>外銀 지점서 빌린 170억弗 '뇌관' 될수도

[美 최고신용 금가다] 은행 외화 유동성 문제 없나 "충분히 확보"… 금리 등 차입여건은 악화 外銀 지점서 빌린 170억弗 '뇌관' 될수도 이철균기자fusioncj@sed.co.kr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발표되기 전부터 국내 금융회사들은 줄지어 달러를 빌려왔다. 은행들은 진작부터 외화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해왔다. 최근에만도 하나은행이 300억엔을, 농협은 5억달러를 빌려왔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은행들의 자신감과 달리 차입구조 등을 들여다보면 썩 개운치 않다. 차입금리만 하더라도 10년 만기 미국 국채에 220bp(1bp=0.01%포인트) 이상을 더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익은 조 단위로 나는데 우리 은행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음은 그치지 않고 있다. 이쯤 되면 우리 은행의 외화 유동성이 정말로 괜찮은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 ‘대책 반장’이라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조차 최근 간부회의에서 “은행들이 아무리 ‘우리는 괜찮다’고 해도 절대 믿지 마라. 내가 세 번이나 속았다”고 할 정도다. 7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한국정부 발행 외화채권에 대한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5일 현재 115bp로 지난해 11월30일(122bp) 이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7개 은행의 5년물 평균 CDS 프리미엄도 5일 140.0bp로 전날의 128.3bp보다 급등해 2010년 11월30일(143.2bp)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여전히 외화자금 확보는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화 유동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당국자들의 발언이 국내은행에 대한 불신을 오히려 키우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뒤 은행들도 달러자금을 충분히 확보해놓은 상태인데 자꾸 당국이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직접차입도 규모도 작고 익스포저(차입금)가 높은 유럽 쪽으로부터의 조달한 자금도 크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당국이 발언수위를 높이는 것은 바로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외화대출 규모 때문이다. 7월 말 기준으로 외은지점의 외화대출은 171억달러에 이른다. 국내기업 등은 단기로 외은지점을 통해 돈을 빌리고 갚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외화자금을 충당하는데 갑자기 이런 흐름이 차단됐을 때 문제가 생긴다는 이야기다. ‘숨겨진 뇌관’이라는 뜻이다. 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2008년에도 달러부족은 외은지점과의 거래가 갑자기 끊기면서 발생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에 들어온 프랑스와 독일계 은행의 자금은 각각 300억달러, 170억달러 등 470억달러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았다. 유럽 재정위기로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은행권이 달러가 충분하다는 말을 하지만 한국이 아시아 국가 중 위험에 노출된 수위가 가장 높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美 신용등급 추락 전세계 '쇼크'… 파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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