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리빙 앤 조이] '미쓰 홍당무' 박찬욱 제작자·이경미 감독

朴 "시나리오 마음에 들어서…" 李 "그가 중심 잘 잡아줘서…"<br>朴 "李감독 수십번 고쳐쓰며 불세출 캐릭터 만들어내"<br>李 "朴감독님은 최고의 프로듀서 내가 고집 피워 카메오 요청"

신작 '미쓰 홍당무'의 제작과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과 이경미 신인감독이 대화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있다. /사진=이호재 기자

[리빙 앤 조이] '미쓰 홍당무' 박찬욱 제작자·이경미 감독 朴 "시나리오 마음에 들어서…" 李 "그가 중심 잘 잡아줘서…"朴 "李감독 수십번 고쳐쓰며 불세출 캐릭터 만들어내"李 "朴감독님은 최고의 프로듀서 내가 고집 피워 카메오 요청"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신작 '미쓰 홍당무'의 제작과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과 이경미 신인감독이 대화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있다. /사진=이호재 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나른한 오후 삼청동의 한 카페. 다정하게 샌드위치를 나눠먹는 스승과 제자의 뒷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거장의 아우라가 풍기는 박찬욱 감독과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이경미 감독은 흡사 오누이처럼 보였다. 박 감독이 후배 감독의 데뷔작에 제작자로 직접 나섰으니 호기심이 발동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신인이길래…’ 하는 호기심 말이다. 신작 ‘미쓰 홍당무’의 제작과 연출을 맡은 선후배 감독을 지난 16일 삼청동에서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미쓰 홍당무’의 출발이 비교적 좋죠? ▦박찬욱(이하 박):개봉작 중 예매율 1위 입니다. 입소문이 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올라갈 것으로 생각해요. 꼭 흥행에 성공해서 투자자에 이익을 남겨주고 싶어요 -공효진씨가 맞았던 ‘양미숙’ 캐릭터는 정말 대단했어요. ▦이경미(이하 이):그랬나요? 처음에는 얼굴이 잘 빨개지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만들면 재미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장편 시나리오를 처음 쓰는 거라 그런지 작업이 무척 힘들었어요. 골머리를 앓기 시작하면서 미숙이란 캐릭터도 점차 ‘장애’가 많은 그런 인물로 변해갔죠.(웃음) -양미숙이란 캐릭터는 자전적인 면이 많은 듯 한데요. ▦이: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요즘처럼 잔인하게 따돌림 시키고 매장하고 그렇게 하진 않았어요. 그냥 제 생각에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낸 거 같은데 어딘가에 제 모습이 투영됐을지도 모르죠. 친구들과 싸우고 화해하고 뭐 그 또래 아이들과 크게 다르진 않았어요. 그런데요. 졸업하고 학적부를 떼러 갔는데 ‘준법정신이 결여됐다’고 적혀 있어서 놀란 적이 있었죠. -박 감독님은 어떠셨나요. ▦박: 저는 정말 지루할 만큼 평범했어요. 전에 고등학교 동문회에서 들었는데 3년 내내 제가 ‘고집이 세다’고 적혀 있더라고요. 내가 뭘 그렇게 고집을 부렸는지…(웃음). 솔직히 모범생에 가까웠죠. -시나리오를 두 분이 함께 쓰셨다고 들었어요. ▦박: 이 감독이 가져온 시나리오에서 맘에 들었던 부분은 따돌림 당하고 외로운 사람이 축 쳐져 있지 않고 오히려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점이었어요. 따돌림 당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와 또 다른 따돌림 당한 소녀와 친구가 되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었죠. !▦이: 시나리오를 쓰다 보면 잘 나가다가 이상한데로 빠지기 쉬워요. 그럴 때마다 박 감독님이 중심을 잘 잡도록 많이 도우셨죠. 우리가 맨 처음 의도했던 것들을 놓치지 않도록 말이죠. -두분의 인연은 미장센 영화제에서 시작됐죠. ▦이: 처음에 감독님의 영화사인 모호필름에 들어왔을 때 제가 감독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언론 등을 통한 것들이었죠. 처음에는 무척 어렵게 느껴졌어요. 근데 5년째 함께 작업하다보니 이제는 너무 재미있으시고 편해요. 너무 붙어 있는 시간이 많아서…(웃음). -제작자의 눈으로 봤을 때 이경미 감독은 어떤지. ▦: 끈기 있다는 게 제일 돋보이는 장점으로 느껴져요. 오래 시나리오를 쓰다 보면 힘이 빠지고 회의에 빠지게 마련인데 그런 의심 없이 수십법을 고쳐 쓰면서도 흐트러지지 않았던 모습이 좋았죠. 인간에 대한 관찰과 연민 그런 것에 대한 감수성이 뛰어나 ‘양미숙’이라는 불세출의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제작자 박찬욱은 어떠했는지요. ▦이: 충무로 현장에서 박찬욱 감독님은 제게 있어서 최고의 프로듀서였죠. 정말 주저 하지 않고 단언할 수 있어요. 처음 시나리오가 나왔을 때 미숙이 캐릭터는 중구난방이었는데 그 인물을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은 감독님 밖에 없을 거라 생각해요. 정말 저는 행운아인 셈이죠. -박 감독님은 영화에서 카메오로 깜짝 출연하셨죠. ▦이: 감독님께 끝까지 출연해 달라고 고집 부렸죠. 화면 안에 꼭 모시고 싶었어요. ▦박: 나는 계속 거절했는데 촬영 현장에 놀러갔다가 얼떨결에 출연하게 됐죠. 별 뜻은 없어요. 솔직히 연기 잘하는 감독들이 많은데 부럽기는 해요. 저도 연기 잘했으면 한번 역할을 해보고 싶기도 해요. -연출자에 이어 제작자로도 나섰는데. ▦박: 현장 프로듀서를 잘 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저 대신 감독과 협력도 하고 때론 싫은 소리도 하는 그런 사람 말이죠. 그런 일을 제대로 할 전문적인 사람을 구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사회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영화감독이 되셨는데. ▦이: 원래 연극을 하려고 했는데 친구 따라서 영상원 시험을 봤는데 덜컥 합격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영화감독이 됐네요. 늦게 시작했지만 이 일은 하면 할수록 더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학교 다닐 때 집에 안가고 학교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는? ▦등장 인물들은 예측 불가능 할 정도로 엉뚱한 행동을 하죠. 하지만 그냥 즐겁게 웃기만 할 게 아니라 왜 이들이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됐는지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마음 한 구석이 짠한 감정을 느끼실 수 있으리라 봐요. ▶▶▶ 관련기사 ◀◀◀ ▶ [리빙 앤 조이] 正裝美學, 남성의 멋과 자부심을 말하다 ▶ [리빙 앤 조이] 셔츠 소매·목깃은 정장보다 1.5㎝ 길어야 ▶ [리빙 앤 조이] 정장 고르는 법 ▶ [리빙 앤 조이] 국내선 정통 이탈리안 슈트 인기 ▶ [리빙 앤 조이] 실루엣의 마술사 '모델리스트' ▶ [리빙 앤 조이] 지방간의 원인과 예방 요령 ▶ [리빙 앤 조이] 무지개 빛 홍차맛 즐겨보세요 ▶ [리빙 앤 조이] 무화과 익는 고장 영암 ▶ [리빙 앤 조이] '미쓰 홍당무' 박찬욱 제작자·이경미 감독 ▶ [리빙 앤 조이] '미쓰 홍당무'는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