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카드업계ㆍ밴업계는 비공개 공청회를 갖고 기존 카드사의 승인 조회, 매입 업무를 대행하는 밴사의 대행사업자 역할을 독자적인 사업자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밴사가 대행사업자에서 독자사업자로 분리되면 기존 카드사와 맺었던 계약 관계와 별도로 일반 가맹점들과 독자적인 계약을 맺어야 한다.
독자사업자로 분리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밴업계에 만연한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밴사는 일단 대형 가맹점 등을 유치하면 고정적으로 승인ㆍ매입에 대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가맹점 유치에 혈안이 돼 있는 상태. 이에 따라 대형 가맹점에 무상으로 단말기를 설치해주고 리베이트를 얹어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독자사업자로 분리되면 밴사와 가맹점의 협상을 통해 밴 수수료가 정해지게 되므로 리베이트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드업계와 밴업계는 밴사가 독자적인 사업자로 전환되면 대형 가맹점과 중소형 가맹점의 밴 수수료에 또 다른 차별이 일어난다고 우려하고 있다. 협상력이 강한 대형 가맹점은 밴사에 낮은 수수료율을 제공하고 협상력이 약한 중소형 가맹점은 높은 수수료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밴 수수료가 얼마나 내려갈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밴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경쟁 원리에 따라 수수료가 낮아질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다소 현실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