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차이나 리포트] "5~6월께 점진적 절상 시작… 연말까지 2~3% 올릴듯"

美와 대립각 불구 태도 변화 "조만간 절상 나설 것" 힘실려<br> 달러화 가치 불안정성등 고려 통화바스켓제 도입 가능성도 90세 청춘의 비결



■ 초읽기 들어간 위오나화 절상… 中의 타임테이블은? 신화통신, 경제관찰보 등 중국 언론들은 요즘 국제사회의 핫 이슈가 되고 있는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 하루가 멀다하고 특집 기사를 싣고 있다. 물론 한결같이 내용을 보면 미국 등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논리를 반박하는 논조다.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 원인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위안화 저평가 때문이 아니라 오는 11월 미국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민의 민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동기에서 위안화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한마디로 미국 정부가 자국민의 높은 실업률 등 국내 불만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위안화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위안화 문제에 관한 한 중국 언론들은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지도부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미국과의 날카로운 대립각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조만간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먼저 중국과 미국 정부의 위안화 문제를 둘러싼 최근 일련의 태도를 보면 변화가 감지된다. ◇위안화 절상 분위기 조성= 중국 경제정책의 총 사령탑인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달 중국 주재 외국 다국적기업 최고 경영자들과의 만남에서 오는 5월 예정된 중미 고위급 대화채널인 전략경제대화에서 위안화 갈등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에드벌룬을 띄웠다. 이어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달초 지난 15일로 예정돼 있었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고, 중국 정부가 글로벌 경제의 발전과 중국 경제의 균형적 성장을 위해 유연한 위안화 환율 정책으로 나갈 것으로 믿는다며 온유 화법으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중미 양국이 서로 실익이 없는 정치적 논쟁에서 벗어나 한발씩 양보함으로써 위안화 문제를 풀려고 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인내심을 갖고 중국 정부의 위안화 환율정책을 바라봄으로써 중국 정부가 외부 세계에 밀려 위안화 절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2일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말한 위안화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중국은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면서도 "중국의 타임 테이블에 따라 환율시스템 개선과 절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중국의 위안화 타임테이블은 ? = 그렇다면 후 주석이 밝힌 위안화 절상의 타임 테이블은 어떻게 될까. 위안화 행보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중국의 수출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0% 안팎을 차지하는 수출이 어느 정도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확신이 있어야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나설 수 있는데 최근 이 부분이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 여기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내수가 살아나고 이에 따른 수입 수요가 늘면서 수입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도 위안화 절상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월(2.7%)보다 낮은 2.4%로 나타났지만 수입 물가는 지난 1월 13.5%에서 2월에는 15.6%로 상승하는 등 인플레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대부분 전문가들은 5~6월께 중국 당국이 점진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시작해 연말까지 2~3%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같은 이는 이번 주 중국 당국이 2~5%의 전격적인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JP모건은 지난 1ㆍ4분기 성장률이 예상치(11.7%)를 넘는 11.9%를 나타냈다며 4월이나 5월부터 위안화가 점진적으로 절상되어 연말에는 5% 가까이 상승한 달러당 6.5위안까지 절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 대표처의 주희곤 리서치 센터장은"지난 3월 중국이 71개월만에 7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내수 수요 증가와 함께 수입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라며 "수입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서라도 4월말이나 5월께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바스켓 재도입 가능성= 중국은 수출에 대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한꺼번에 확 올리는 위안화 절상보다는 점진적으로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이 유력해 보인다. 이미 중국 당국은 지난해 12월부터 미세 조정을 통해 조금씩 위안화 절상에 나서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매일 매일 공표하는 환율 고시가격 조정을 통해 지난 12월 달러당 6.8285위안이던 환율을 이후 계속해서 미세 절상시키면서 지난 14일에는 6.8261위안으로 높였다. 이와 함께 미국 경제 불안에 따라 달러화 가치가 불안정해지고 있는 만큼 현재 달러화에만 연동돼 있는 달러 페그제를 유로화, 엔화 등 기타 통화에도 연동돼 움직이도록 하는 통화바스켓 제도로 옮겨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압박에 대해 "금융위기 이후 달러화, 유로화, 엔화 등 주요 통화의 움직임을 감안했을때 실질적으로 위안화는 이미 14% 가량 절상돼 왔다"고 반박했다. 지금은 달러 페그제 때문에 위안화 절상이 안된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주요 통화 움직임을 보면 실질적으로 절상돼 왔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위안화 환율에 주요 통화 가치의 움직임을 반영하기 위해서 중국이 달러화 이외에 유로화 등 주요 통화국의 무역 가중치 등을 감안하는 통화바스켓 제도로 조만간 이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싱가포르식 통화바스켓 제도를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는 철저한 관리변동환율제를 통해 자국 통화가치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동시에 상황에 따라 변동폭을 확대함으로써 외환시장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국도 앞으로 환율변동폭 조정 등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처해 나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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