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제2 유성기업' 묻지마 투자 바람

파업 부추기는 투자자도 등장

유성기업이 파업 종료 이후 기업가치를 인정 받으며 고공행진을 펼치자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제 2의 유성기업’ 찾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대기업의 납품처 다변화 가능성이 높아진데다가 실제 독점 공급업체도 많지 않아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차량ㆍ전자제품용 특수고무 제작업체인 동아화성은 3거래일째 상한가를 기록하다가 장 막판 4% 이상 급락했다. 동아화성의 주력 고무제품이 현대차ㆍ삼성전자ㆍLG전자 등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에서 70~90% 수준의 납품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소식 때문에 한탕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유성기업 파업 종료 후 ‘제 2의 유성기업’으로 각광 받는 회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성우전자, 삼영화학, 동일금속 등 자동차ㆍ전기전자ㆍ기계 등 업종 전방위에 걸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로 이름난 곳은 모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광진윈텍의 경우 한국거래소가 최근 진행한 영남 합동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이 회사가 자동차용 발열시트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 하고 있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통풍시트까지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27일 상한가로 직행했다.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인 부품업체는 모두 유성기업의 주가흐름을 따라가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쯤 되니 각종 증권게시판에서는 “이 회사도 파업 한번 해서 기업 가치를 인정 받자”고 주장하는 글까지 우후죽순처럼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유성기업처럼 실제 핵심부품을 독점적으로 납품하는 기업도 거의 없을뿐더러 이번 유성기업 파업으로 대기업의 거래선 다변화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에 무분별한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오히려 현재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은 업체일수록 그것이 매우 독보적 기술로 만든 것이 아닌 이상 납품 비중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됐다. 이병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 여부를 따져보지 않고 유성기업 사례만 보고 납품 비율이 높은 업체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유성기업 파업을 계기로 대기업이 거래처를 다변화할 경우 해당 기업의 실적은 되레 나빠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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