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닦고 조이고, 노래를 불러라.’ 이번 주말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 약속이 있는 골퍼들은 여전히 많다. 그들은 약속 날이 하루이틀 앞으로 다가오면 ‘차라리 폭우로 휴장이 되라’는 마음과 ‘나름 훌륭한 추억이 되겠지’하는 기대 사이에서 갈등 하게 마련이다. 폭우는 하늘의 일이지만 추억 만들기는 골퍼들의 몫. 플레이를 중단하거나 아예 티오프 하지 못하더라도 빗속 라운드 요령을 다시 한번 새겨보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비 오는 날 라운드할 때 기본 요령은 ‘한 클럽 길게 잡고, 스윙은 4분의 3으로 줄이며 어프로치와 퍼팅은 길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기억할 점이 바로 ‘닦고 조이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닦자=젖은 그립 그대로 스윙을 하면 손이 미끄러져 제대로 임팩트 할 수 없고, 그것을 방지하려고 꽉 잡게 되면 스윙이 힘겹다. 그러므로 그립은 스윙 직전까지 수건으로 감싸고 있다가 꼼꼼하게 닦은 뒤 잡아야 한다. 그립뿐 아니라 장갑과 손의 물기를 최대한 없애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양피 장갑은 아무리 닦아도 물기가 없어지지 않으므로 합피 장갑이 낫다. 공업용 목장갑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장갑을 여러 개 준비해 바꿔 끼는 것이 좋다. 몸의 물기도 최대한 털어내야 스윙이 부드러워진다. 비옷을 입었다고 안심할 수는 없는 일. 굵은 빗줄기에 계속 노출되면 물이 스며들기도 하고 옷깃을 타고 속으로 흘러 들 수도 있다. 몸이 젖으면 급하게 체온 변화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한다. 양말은 2~3켤레 준비해 라운드 중 갈아 신으면 좋다. ▦조이자=비가 내리면 스윙할 때 스탠스가 불안해지기 쉽다. 얼른 치려는 급한 마음과 미끄러운 지면 때문이다. 그러므로 평소보다 하체를 더 단단히 잡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무릎 사이를 조금만 더 조여 양쪽 허벅지 안쪽에 긴장감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도 방법. KLPGA 프로골퍼 문현희의 조언대로 왼쪽 발의 끝을 닫아서 목표와 직각이 되도록 하는 것도 좋다. 평소 왼발 끝을 목표 쪽으로 돌려 오픈 스탠스를 취하는 골퍼라도 스퀘어 스탠스를 취하라는 것. 스윙 도중, 특히 임팩트 이후에 발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노래하자=빗속 라운드는 아무래도 쨍쨍한 날의 플레이보다 마음이 급해진다. 서둘러 샷하고 빨리 비를 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윙이 급해지는데 그럴수록 미스 샷이 많아져 비를 더 맞게 된다. 이럴 때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자신의 스윙 리듬을 일관성있게 만드는 방법이 유용하다. 비 때문에 우울해지기 쉬운 분위기도 바꿀 수 있고 동반자들에게 밝은 기분을 선물할 수도 있다. 한편 비가 내리면 골프장이 잔디를 깎지 못해 러프가 길어지고 설령 잔디가 짧다고 해도 억세지고 지면이 축축하기 때문에 어프로치는 클럽을 스퀘어로 만들어 조금 더 세게 치고 굴리기보다는 띄우는 것이 낫다. 그린에서는 평소의 1.5배 정도로 스트로크를 세게 하고 벙커는 그냥 맨땅이라고 생각하며 플레이해야 한다. 물이 고여 치기 어려운 곳은 캐주얼 워터해저드로 벌 없이 드롭해 칠 수 있다. 벙커도 마찬가지지만 반드시 벙커 안에 드롭해야 한다. 캐디나 우산을 받쳐 준 상태에서 퍼팅이나 샷을 하면 벌타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