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소상공인 생존 협업이 답이다


동반성장이란 말 그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행정적으로는 대ㆍ중소기업 간 사회적 갈등 문제를 발굴해 상호 논의를 거쳐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반성장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성장이 원하는 만큼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대기업은 이윤을 줄여야 해서 불만이고 그 줄인 이윤에 대한 반대급부가 많은 중소기업에 골고루 배분되지 않기 때문에 체감하지 못하는 많은 중소기업의 불만도 남게 되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관계가 이 정도이니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영세한 소상공인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진다.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특정 업종 과당경쟁에 의한 수익성 악화, 대기업과의 갈등확대, 소상공인들의 고령화, 정보력 및 자금력 미흡 등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서비스업의 경우 대형마트ㆍSSM 문제 등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에 의한 갈등이며 제조업은 납품ㆍ조달과 같은 하도급관계에서의 어려움 등이 존재한다.


구매 등 협력통해 자생력 확보

서비스업은 '유통산업발전법'과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개정을 통해 전통상업 보존구역, 영업규제, 사업조정제도 등 규제가 도입됐지만 대기업의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확산, 쇼핑센터 사업 확대, 도매업 진출 등으로 소상공인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제조업도 소상공인과 대ㆍ중기 거래관계에서 단가 후려치기, 비용 떠넘기기, 외상거래, 주문 후 납품거절 등 갑을 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영업환경에서 발생되는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소상공인은 수평적 동반성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평적 동반성장이란 소상공인 간 협업을 통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상호 보유하고 있는 힘을 더해 구매력ㆍ생산 및 운영능력ㆍ판매력ㆍ영향력 등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을 말한다. 소상공인 간 서로 힘을 모아 비용을 줄이고 사업규모를 확대하는 등 정부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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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협업화의 조직적 형태는 최근 크게 확대된 협동조합으로 볼 수 있다. 협동조합은 기획재정부 등 정부의 주도 아래 진행됐다. 지난해 12월 경제적 약자들을 위한 새로운 대안경제를 표방한 '협동조합기본법'시행 이후 8월 말 기준 정식 협동조합으로 승인된 숫자는 2,388개다. 이 가운데 소상공인의 경제적 활동이 가능한 일반협동조합이 2,314개(96.9%)로 가장 많다. 협동조합이 이토록 단기간 급증한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이슈였던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경제 양극화 등에 대한 반발 등 경제적 약자들의 민주적이고 자발적인 협동을 통한 경쟁력 강화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결국 정부가 의도한 관련법 성과는 높이 평가돼야 할 것이다.

지원금만 바라는 협동조합 피해야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재의 열풍이 협동조합의 기본정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진지한 고민의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과연 그 많은 협동조합들이 사업모델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있었는지 혹은 무조건 설립해서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자금을 기대하는 분위기는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고민하고 고려해 추진해야 할 사항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소상공인의 활로로서 수평적 동반성장인 협업화는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속 가능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자주ㆍ자립ㆍ자치 등 협동조합의 기본정신 이해를 높이고 협업구성원 간 원활한 합의와 전략적인 비즈니스 모델 설계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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