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내달 상장 합성ETF 기대반 우려반

국내 시장 파이 키워 다양한 자산배분 툴 제공<br>해외보다 세금 메리트 적어 흥행몰이 실패 분석도

다음달 1일 문을 여는 합성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두고 전문가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의 파이를 키워 투자자들에 다양한 '자산배분 툴(tool)'을 제공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해외상장 ETF 대비 세금 측면에서 메리트가 적어 자산가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본토 ETF 출시로 ETF 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다음달 1일 국내 최초로 합성 ETF 2종을 상장한다. 주인공은 'KINDEX합성-다우존스미국리츠(REITs)부동산'과 'KINDEX합성-iboxx선진국하이일드' ETF. 각각 '다우존스 미국 부동산 지수'와 영국 시장조사업체 마킷(Markit)의 '아이박스(iBoxx) 달러표시 리퀴드(liquid) 하이일드 회사채 지수'를 추종한다. 두 ETF의 연 보수는 0.30%로 책정됐다.

합성 ETF는 주식ㆍ채권 등 기초자산을 직접 편입해 운용하는 기존 ETF(실물 ETF)와 달리 스와프(Swap) 거래를 통해 증권사로부터 기초지수의 수익률을 제공받아 운용된다. 증권사가 지수추적을 위한 자산운용을 담당하고 대신 운용사는 거래상대방인 증권사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운용은 합성 ETF를 운용하는 계약상대방으로 현대증권을 선정했다.


다른 운용사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주 한국거래소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미국 리츠'와 '바클레이스 미국 하이일드 very liquid'지수를 추종하는 합성 ETF 2종에 대한 상장심사서를 제출했다. 삼성자산운용도 스와프 증권사 선정을 끝내고 이머징채권, 미국 섹터, 글로벌하이일드 지수를 추종하는 합성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KB자산운용도 '이머징 국공채' '글로벌하이일드'지수를 놓고 막판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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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ETF 출시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상품 다양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견해를 내놓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합성 ETF 시장이 문을 열면서 기초자산이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며 "특히 실물 ETF는 기초자산과 ETF 가격 간 괴리가 큰 편이었는데 합성 ETF는 스와프 거래로 트래킹 에러(Tracking error)가 적어 수익률을 가늠하는 데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심재환 한국운용 AI운용본부 상무도 "합성 ETF는 기존에 담기 어려웠던 해외지수나 실물자산 등 다양한 자산을 상품화할 수 있어 유용한 자산배분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합성 ETF가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와 비교해봤을 때 세금 측면에서 뚜렷한 장점이 없어 흥행몰이에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합성 ETF는 이자 소득에 대해는 15.4%(소득세14%+주민세 1.4%)의 세금이 부과되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소득 수준에 따라 최대 41.8%의 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반면 해외증시에 상장된 ETF에 투자하면 양도소득세 22%만 내면 된다. 이 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고액자산가들이 미국 리츠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고 싶으면 국내 합성 ETF보다는 해외 증시에 상장된 미국 리츠 ETF에 직접 투자하는 게 이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세금 측면에서 합성 ETF는 고액자산가들에게 매력이 없는 게 사실이며 지수 운용 및 복제 비용이 많이 들고 대부분 가격 변동폭이 심한 리츠나 하이일드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어 불확실성도 크다"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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