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가 30일 인도 해안을 다시 강타할 것이라는 잘못된 경보로 인도 전역이 이날 하루동안 우왕좌왕했다.
인도 내무부가 쓰나미 경보를 전격 발령한데 대해 과학기술부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등 정부내 혼선으로 혼란이 더욱 가중됐다.
특히 당국이 해안 주민들의 긴급 대피령에 나서면서 이날 하루동안 재해지역의 구호활동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발생했다.
내부부 국가재난관리위원회는 이날 아침 남인도의 각 주(州)에 팩스로 보낸 통신문에서 호주 인근에서 강진이 발생할 경우 이날 오후에 쓰나미가 인도양을 강타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카필 시발 과학기술부 장관은 몇시간 뒤에 기자회견을 열어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는 과학은 없다"면서 "쓰나미가 `향후 몇시간 이내 또는 그 직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공식적인 경고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브라즈 파틸 내무장관은 "이번 경보는 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것"이라고 과기부의 주장을 반박하고 "만약 실수를 하더라도 안전한쪽에서 실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경보는 내년 1월1일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해당 주정부는 군병력과준군사조직을 동원해 주민들을 소개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긴급 대피령이 내려진 타밀나두와 케랄라, 안드라 프라데시주와 안다만ㆍ니코바르.락사뒤프 섬 등지는 온종일 극심한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또 이틀간의 일정으로 재해현장을 방문중인 맘모한 싱 총리도 당초 타밀나두의카냐쿠마리 지구에서 육로로 나가파티남과 카라이칼 지역을 둘러볼 계획이었으나 이경보 때문에 항공시찰로 계획을 긴급 수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니코바르 군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이날 오전 리히터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4차례 발생한 것을 제외하고는 해안선이 비교적 평온한 상태를 유지한 가운데새로운 피해자나 재해가 보고된 것은 한건도 없었다.
한편 정부가 혼란을 오히려 가중시켰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내무부는 결국 이날 초저녁까지 유지했던 경보를 밤늦게 해제했다.
내부부는 "최근 12시간동안 수마트라 인근에서 강진이 없었다는 기상당국의 발표가 있었다"며 이같이 발표하고 "그러나 해안 지역에서는 당분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지 언론은 내무부의 잘못된 경보와 정부내의 조정기능 부재로 재난지역의 구호 및 복구 노력에 큰 차질만 빚어졌다고 꼬집었다.
(뉴델리=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