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도 외환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민유성(사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1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ANZ와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매각협상이 결렬됐다면 (외환은행)인수문제를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민 회장은 “산업은행의 경쟁력있는 민영화를 위해서는 수신기반을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외환은행 인수합병(M&A)이 필요하다”며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실사만 하지 않았을 뿐 인수검토는 오랫동안 해왔다”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다만 “산업은행 민영화에 대한 정부의 그림이 있는 만큼 매도자측과 접촉하기 전 정부와 충분히 협의를 하겠다”고 말해 실제 ‘액션’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산업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데에는 사실 여러 걸림돌이 있다. 우선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오는 26일 이전에 주식매매계약 체결은 물론 모든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혀 시간이 촉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의 조율을 통해 그 동안 산업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를 반대해왔던 금융당국의 입장을 바꾸기가 만만치 않다. 금융당국은 그 동안 “외국자본의 배만 불려줄 수 있다”는 이유로 산업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를 반대해왔다.
민영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책은행적 성격이 강한 산업은행 역시 이에 대한 고민이 크다. 민 회장은 “하나금융과 론스타간 협상이 얼마나 진행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경계하면서도, “만약 산업은행이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외환은행의 매각가격만 올려준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어 걱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