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로존 또?… 슬로베니아 구제금융 가능성

"국채금리 고공행진땐 외부 도움 고려"<br>야스벡 중앙은행 총재 이례적 언급


지난 3월 키프로스 사태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또다시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국가가 나올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는 유럽 중앙에 위치한 슬로베니아다.

슬로베니아 중앙은행 총재인 보스티안 야스벡은 9일(현지시간) 수도 류블라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실은행 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국채금리가 지금처럼 고공행진을 하면 외부의 도움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외부의 도움이란 유로안정화기구(ESM)로부터의 구제금융을 뜻하는 것으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차례 위기감이 고조됐을 때도 이를 일축하던 슬로베니아 정부 인사가 구제금융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뜻으로 슬로베니아가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그리스ㆍ포르투갈ㆍ아일랜드ㆍ스페인ㆍ키프로스에 이어 유로존에서 구제금융을 신청한 여섯번째 국가가 된다.


슬로베니아가 구제금융 위기로 내몰린 것은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로 부동산 거품이 붕괴돼 은행권 부실자산이 폭증하고 경제 전체의 수출의존도가 높아 유로존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개혁을 미루며 위기를 방치한 탓이다. 현재 은행권 부실자산은 국내총생산(GDP)의 22.5%에 달하며 중앙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측치도 전년 대비 -2.6%에 이른다. 이 같은 불안감에 슬로베니아의 10년물 국채금리는 4개월째 6%를 상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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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오는 11월 말께 민간 조사업체의 슬로베니아 은행권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나오면 구제금융 신청 여부가 최종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탠더드뱅크의 신흥국 시장조사부문장인 티머시 애시는 "슬로베니아 정부 곳간에는 30억유로밖에 없지만 부실은행권에는 20억~50억유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스트레스테스트에서 20억유로 정도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구제금융이 필요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결국 최대 15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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