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누가 될것 같습니까"
"이번 선거의 결과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가장 최근의 서베이(여론조사) 결과는 누가 우위로 나옵니까? 주변에서는 누가 유리하다고 평가합니까?"
최근 국내에서 활약하는 다국적기업들의 임직원들은 온통 16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표와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박빙의 접전을 벌이는 이번 대선이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이슈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다국적 기업 관계자들의 관심은 상당하다. 좀 더 정밀하게 표현하면 '깊은 관심'정도를 넘어서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는 수준이라고 해야 맞다.
미국계 다국적 기업 CEO인 L씨는 "외국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급격한 변화"라며 "한국 시장은 매력적이지만 정책이나 제도의 급변은 외국 기업들이 가장 일순위로 꼽는 리스크"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다국적 기업 CEO들이 이번 대선 결과와 관련해 고려하고 있는 사안들은 크게 ▲투자유치와 관련한 정책의 일관성 유지 여부 ▲경제 특구 계획의 구체화 및 지속 가능성 ▲남북 문제에 대한 접근 자세 등이다.
다국적기업 본사차원에선 특히 남북 문제와 관련해 한국을 여전히 국가 위험도(Country Risk)가 높은 나라로 평가하는 상황이어서 최근 북-미 간 긴장 고조와 남북한간 화해분위기 유지 여부 등이 차기 정부와는 어떻게 조정될 것인지 등에 관심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외국기업들은 인맥이나 연줄에 의한 사업의존도가 극히 취약합니다. 따라서 제도나 법적 기준의 변화에 절대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외국자본에 대해 상당히 개방적이고 호의적이지만 아직도 변화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며, 개선ㆍ조정될 여지도 많습니다."(미국계 다국적 기업 한국인 지사장 K씨)
K씨는 차기 정부의 성격에 따라 외국기업들의 경영 활동이 커다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한국은 현재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시장입니다. 특히 중국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본사에선 한국과 중국을 놓고 추가 투자 여부등을 저울질하는 양상입니다." 개인적인 관심뿐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도 이번 대선 결과를 예의 주시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외국기업의 입장에서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것과 과거의 대선을 바라보던 자세는 다소 차이가 있다"며 "과거의 경우 대선의 결과가 외국기업의 이해관계에 상대적으로 직접적이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보다 가까워졌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전략상 중국과의 저울질 때문이든, 현지 경영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 증가 때문이든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이번 16대 대선을 바라보는 다국적 기업들은 어느 이해집단보다 진지한 모습이다.
김형기 기자
최원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