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한국스타일로 간다] "실력검증 끝났다" ICT업계 해외로 해외로

자본력·기술 갖춘 모바일메신저서 포털<br>ICT서비스·게임까지 너도나도 신시장 개척<br>외형·수익 두토끼 공략


이달 중순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 NHN은 기대하지 않았던 해외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NHN의 모바일 메신저'라인'이 페이스북, 트위터를 대체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등 라인이 안고 있는 문제도 함께 지적했지만 글로벌 서비스에 맞서는 '아시아 버전의 대항마'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깊은 관심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라인은 글로벌 가입자가 7,300만명을 넘어섰다. 일본에 이어 대만,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전지역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라인의 맞수인 카카오톡도 국내 3,500만명 등 글로벌 가입자가 무려 6,600만명에 달한다. 최근에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진출을 선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진출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카카오도 국내시장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자본력과 기술을 갖춘 IT기업들이 해외시장을 다음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메신저를 비롯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의 해외로 향한 보폭이 커지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확실히 실력을 다진 후 해외시장으로 시장영역을 넓히는 전략이다.

글로벌 ICT시장이 모바일·플랫폼 중심으로 급변하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이 가속되고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모바일기기 강자들이 글로벌 IT시장에서 국가이미지를 잘 닦아 놓은 것도 큰 잇점이다.

ICT기업들은 이를 이용해 안정된 플랫폼 기반위에 게임·SNS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해외 유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공공 IT사업 참여에 제약을 받고 있는 대기업들은 해외시장이 돌파구가 되고 있어 신시장 개척에 더욱 공을 들이 고 있다.

게임은 해외시장에 확실히 '한국스타일'을 심고 있는 분야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행한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콘텐츠 수출액 가운데 게임이 총 23억8,000만달러로 절반을 차지했다. 게임수입은 2억500만달러 규모로 무역수지 흑자폭은 전년 14억달러의 2배에 육박하는 22억달러에 달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지난 3·4분기까지 문화·오락관련 국제수지가 3,700만달러 흑자를 보여 올해 사상 처음으로 흑자달성을 예상했는데, 이 같은 전망이 가능한 것도 게임 수출이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게임 수출액은 지난해대비 20% 증가한 29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콘텐츠진흥원은 "국내 게임산업은 소리 없이 커가고 있으며 앞으로 3년동안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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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게임 메이저들은 전체 매출의 절반이상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국내 1위 넥슨은 지난해 해외사업으로 매출 8,000억원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3분2를 넘는 수치다. 네오위즈게임즈도 중국 등에서 선전을 거듭해 지난해 매출 절반이상을 해외에서 거둬 들였다.

ICT서비스업체에게도 해외는 외형과 수익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등한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ICT 1위인 삼성SDS는 지난 3·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에 비해 37% 늘어난 1조6,30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무려 63.3%가 증가한 1,356억원을 기록했다. 이 업체의 실적향상은 전자정부사업등 국내외에서 고른 성과를 올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지난해부터 베트남, 몽골, 코스타리카 등에서 전자조달 시스템 수주한 것과 해외 물류IT서비스사업이 이번 분기에 제대로 반영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삼성SDS는 시스템 구축 외에도 IT융합 신사업으로 해외시장을 뚫고 있다. 올해 목표는 전체 매출의 20%이상을 해외에서 거두는 것. 오는 2015년 세계시장 규모가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른바 디지털공간융합(DSC)시장등이 주요 타깃이다.

LG CNS도 오는 2020년 전체 매출 10조원 달성과 함께 이 중 절반인 5조원을 해외에서 거둔다는 목표점을 잡았다. 힘을 집중하고 있는 분야중 하나가 공장구축에 필요한 통합 툴인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인데, 이 회사는 이 솔루션을 통해 북미,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SKC&C는 동남아에 이어 오는 2015년까지 영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투르크메니스탄 등지에도 현지 거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까지 해외에서 총 7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4%나 증가한 수치다.

그동안 내수에만 신경을 썼던 포털업계도 해외 문을 두드리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내년 게임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게임 퍼블리셔(판매·유통)사업을 하면서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국내외 유명 게임사에 대한 투자 및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 게임을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포털들이 해외사업에 신경 쓰는 것은 해외 쪽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기업전체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분기 NHN은 해외사업의 선전이 국내사업의 정체된 부분을 상쇄시키며 전체적으로 호조세를 보였다. 다른 포털들은 국내 검색광고 시장이 침체되면서 실적악화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NHN은 해외 게임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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