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 호조세 반갑기는 하지만

수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긴 하나 수출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 실적`(통관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190억달러를 넘어서 35개월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고, 무역수지 흑자도 30억달러에 육박하며 월간 기준으로 98년 12월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1월 수출증가율 33.2%는 지난 2000년 2월(35.8%) 이후 최대치이며, 일일 평균 수출액은 8억9,000만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출 실적 호조는 작년 태풍매미로 연기됐던 선박과 대형 해양플랜트의 통관이 1월에 집중돼 선박수출이 작년 월평균보다 250%이상 급증했기 때문인 덕분도 있지만, 구정연휴로 조업일수가 2.2일이나 감소했음을 감안할 때 굳이 평가절하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된다. 수입 역시 작년 9월이래 5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고, 일평균 수입액도 7억5,000만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내용은 괜찮은 편이다. 자본재 수입증가율이 20.3%로 5개월째 두자리 증가세를 지속, 설비투자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을 찬찬히 짚어 보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국제원자재 값 상승과 달러 가치 하락 등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변수들이 점점 더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고, 세계 각국의 통상압력도 나날이 거세지고 있어 우리의 운신 폭을 좁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로 인한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미국의 경상수지ㆍ무역수지 쌍둥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달러가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수입 원자재 가격은 폭발적인 중국수요 등의 영향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5%나 뛰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한국산 폴리에스테르 장섬유 강력사(絲)에 대해 반덤핑제소에 착수한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했고,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8일 한국산 PC강선에 대해 반덤핑 관세 부과명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또 한ㆍ칠레 FTA비준 지연으로 인해 자동차 등의 칠레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이번에는 멕시코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FTA 미체결 국가에 대해 타이어제품 수입관세를 대폭 인상, 타이어 수출이 벽에 부닥쳤다. 수출이 계속 잘 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회가 하루빨리 한ㆍ칠레 FTA비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기업들도 대외환경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 만반의 대응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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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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