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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시도자 3명 가운데 1명은 6개월 안에 또다시 목숨을 끊으려 합니다. 상담 서비스 등 사후관리를 제대로 해야 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세계자살예방의 날(9월10일)을 일주일 앞둔 3일 서울 논현동에 있는 서울시자살예방센터에서 만난 이구상 상임팀장은 "자살 위험률만 놓고 보면 한 번이라도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이 위험률이 가장 높고 다음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며 "서울에서만 1년에 약 5,000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병원에서 신체적인 응급 처치만 받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 따르면 전국에서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해 병원 응급실에 실려오는 사람은 한 해 4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92%는 상담 서비스 등을 받지 않고 아무런 심리적 조치 없이 귀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응급실에 실려온 자살 시도자가 6개월 안에 또다시 목숨을 끊겠다고 나서는 비율이 최대 37%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살 재시도를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연간 국내 자살자는 1만4,000명으로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2배 이상 많고 주요 사고 사망 원인 중 단연 으뜸이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서울시와 생보재단은 지난 2013년 협약을 맺고 자살시도자 응급의료비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정신건강증진센터 및 자살예방센터의 위기 개입 서비스를 받기로 동의한 자살 시도자들을 대상으로 50만~300만원의 응급의료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병원은 현재 20곳이며 병원은 자살시도자들에게 프로그램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한다. 센터는 올 들어서만 67명 자살시도자들의 사연을 들어주고 난관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줬다.
이 사업은 특히 경제적 취약계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김익성(52·가명)씨는 "센터 측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는 건 나도 잘 알지만 내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고 전했다. 올해 낙상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진 김씨는 직업을 잃고 경제적으로 곤경에 빠져 우울증을 앓아오다 지난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김씨는 현재 센터의 상담과 병원의 정신과 치료를 함께 받으며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키우고 있다.
이 팀장은 자살 시도자들에 대한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자살시도자와 상담기관의 연결고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서 병원에 예산을 지원해 코디네이터를 두고 자살 시도자들과 상담기관을 이어주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며 "이를 더욱 확산시키면 자살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