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파트.도로변 준농림지 뜬다

얼어붙었던 토지시장이 봄볕을 맞으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98년말부터 부동산시장 회복를 주도했던 아파트 신규분양시장의 활기가 수도권 토지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용인, 김포 등 새 아파트가 대거 쏟아져나오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땅 값이 강세를 나타내고 끊어졌던 거래도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부동산전문가들은 땅 값의 오름폭보다 끊어진 거래가 다시 이뤄지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토지는 다른 부동산상품에 비해 IMF체제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았다. 아파트, 상가 등에 비해 장기 투자를 해야하는데다 당장의 수익도 발생하지 않아 투자기피대상 1호로 꼽힌 까닭이다. 이 때문에 토지거래의 회복세는 전체부동산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할만큼 파급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수도권 주요지역의 토지시장 동향을 긴급 점검해본다. ◇용인=지난해말부터 주택시장 회복을 주도한 용인지역은 수도권 토지시장의 거울잠을 깨운 진원지다. 올들어 거래가 늘어나고 가격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은 신규분양아파트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신규분양이 활기를 띠면서 건설업체들의 토지매입이 크게 늘어나고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부동산업계는 최근 용인지역 준농림지 거래의 80% 이상이 건설업체들의 땅매입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 건설이 활기를 띠면서 주변 땅 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의 발길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곳 주변으로 쏠리고 있다. 올해만 6,000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되는 상현리 일대, 구갈지구 주변, 죽전리 등이 투자가 몰리고 있다. 대로를 끼고 있는 아파트 신축예정지 주변의 준농림지는 평당 200만~300만원을 호가한다. 주로 상가나 식당 등을 지을만한 땅이다. 현대부동산 이창식씨는 『하루에 2~3명의 투자자들이 직접 찾아오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지나가는 길에 부동산중개소에 들러보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찾아오는 사람들은 실제 구매의사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자문을 구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서울외곽순환도로 개통, 신공항고속도로 건설 등으로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된 김포는 시 도시계획구역과 고촌면일대를 중심으로 토지거래가 다소 활발한 편. 그러나 다른 지역은 아직도 침체의 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화로 연결되는 48번국도 등 대로변에 있거나 아파트단지와 인접한 준농림지의 경우 평당가격이 지난해 70~80만원대에서 100만원대로 뛰어 올랐다. 서울과 바로 인접한 탓에 김포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김포시내에 있는 오이부동산 최경순사장은 『지난해 한달에 1~2건 거래 성사도 힘들었으나 최근에는 5~6건씩 성사시키고 있다』며 『1억~3억원을 투자해 교통이 편리하면서도 환경이 좋은 곳에 살려는 실수요자들 중심으로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양평=서울에서 약 50㎞ 떨어져 출퇴근도 가능하고 강원도, 충청도 등 다른지역으로의 교통이 편리해 전원주택지로 각광받았던 양평지역도 최근들어 거래증가와 함께 준농림지를 중심으로 땅값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차선 도로를 끼고 있는 대지 200평규모 농가주택의 경우 IMF이후 평당 15만선에 거래되던 것이 최근에는 20만원대로 회복했다. 양평의 강남공인 전호종사장은 『시중금리가 한자리수로 떨어지면서 5억원이상을 투자하려는 큰 손들의 입질도 늘고 있고 구조조정으로 퇴직한 40~50대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많다』며 『토지거래 규제완화조치로 인해 땅 매입이 쉬워진 것도 수요증가의 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남·과천=도시 전체의 90% 정도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과천·하남시 등은 아직 활발한 거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값이 비싼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심리적으로 거래 자체가 위축돼 있어서다. 하지만 두 지역 모두 최근 매매를 위한 문의는 느는 추세. 올하반기에는 해제지역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의 「입질」은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이지역 중개업계 설명이다. 하남의 경우 대지·나대지 보다는 논·밭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때문에 지난해초에 비해 값도 평당 5만원 정도 올랐으며 연초에는 제법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도 했다. 반면 대지 등은 아직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높은 값을 형성했던 주택이 딸린 대지의 경우 4월부터 나대지에 주택신축이 허용되면서 1년간 30% 가까이 값이 하락했다. ◇고양·파주=고양지역의 경우 시가 최근 도시계획을 변경, 건축관련 규제를 크게 완화함에 따라 일산신도시 주변 땅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주로 찾는 땅은 도로 주변에 있으면서 건축이 가능한 준농림지역내 논밭이나 임야. 수요가 늘면서 땅값도 뛰어 입지가 괜찮은 준농림지의 경우 가격도 크게 올라 평당 80만~100만원을 웃돌고 있다. 특히 1번국도 주변 준농림지는 아파트부지를 물색하는 건설업체가 대거 몰리면서 땅값이 평당 150만~2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반면 파주지역 땅값은 IMF 한파로 평균 20% 가량 곤두박질한 이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교하택지개발지구 주변인 와동·아동·동패리 일대 준농림지는 호가가 뛰고 있다. 【부동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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