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했던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지난 9월 큰 폭으로 늘어났다. 중소기업대출도 은행들의 대출경쟁이 격화되면서 지난달 6조원 가까이 늘면서 3년반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은행 정기예금에 자금이 몰려 금융기관의 6개월 이상 장기수신의 비중이 1년반 만에 처음으로 단기수신 비중을 추월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조5,823억원으로 8월 증가폭(1조3,255억원)의 2배 가까이 달했다. 이는 5월(3조728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4월과 5월 3조원 이상씩 풀렸으나 부동산시장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감독당국이 창구 지도에 나서면서 6월 2조1,177억원, 7월 2조3,082억원에 이어 8월에는 1조3,255억원으로 증가폭이 둔화된 바 있다. 한은은 “가을 이사철의 영향과 일부 지역의 전세난, 주택거래세 인하 기대에 따른 8월 중 대출 수요의 이월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추석 자금 수요와 은행들의 대출경쟁으로 9월 중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이 5조9,3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3년 3월의 6조1,000억원 증가 이후 3년반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하지만 대기업대출은 2,135억원 줄어 대기업의 자금 수요는 여전히 실종된 상태다. 시중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정기예금에 돈이 몰리면서 금융기관의 6개월 이상 장기수신 비중이 지난해 3월 이후 1년반 만에 처음으로 단기물 비중을 추월했다. 9월말 평잔 기준으로 은행과 투신ㆍ종금사ㆍ은행신탁에서 장기물 잔액은 440조6,000억원으로 단기물 잔액 439조9,000억원을 앞질렀다. 이는 예금금리 수준이 높아진데다 장기시장 금리가 꺾인 상황이어서 정기예금 가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월 중 은행 수신도 13조6,452억원이나 늘면서 2003년 11월의 16조1,000억원 증가 이후 2년10개월 만에 최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