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현대미술의 흐름을 포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할 계획입니다." 2008 제7회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오쿠이 엔위저(44)씨가 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9월에 열리게 될 행사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엔위저 총감독은 문화정치학을 전공하고 96년 요하네스버그 비엔날레와 2003년 독일 카셀도큐멘타의 총감독을 맡으면서 세계 현대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인물. 광주비엔날레 첫 외국인 총감독이기도 한 그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주제를 던져놓고 그 주제에 어울리는 작품을 끼워맞추듯이 하는 전시 형식은 다양한 지류가 존재하는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데 무리가 따른다"며 "미술에 대한 글로벌 담론을 풀어내면서도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 7회 광주비엔날레는 크게 세가지 전시 구성으로 작품을 풀어내게 된다. ▦'길 위에서(On The Road)' ▦'제안(Position Papers)', ▦'삽입(Insertions)' 등이다. '길 위에서'는 2007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전 세계에서 열리는 주요 전시 중에서 30~40개 정도를 순회형식으로 초대,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구성한 것. 두번째 '제안'은 최근 부상하는 신진 큐레이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전시로 꾸며지는 데, 한국의 김현진 큐레이터와 인도의 랜지트 호스코테가 엔위저와 호흡을 맞추게 된다. 세번째 '삽입'은 광주 비엔날레를 위한 신작을 소개하는 자리로 40여명의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삽입은 단순히 또 다른 전시를 세계 미술계에 내 놓는 것이 아니라 현대미술에 깊숙이 개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대미술에 이미 설정돼 있는 기존 아이디어를 바꿀 수 있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아씨와의 공동감독제에서 1인 총감독체제로 바뀌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묻자 그는 "해외 미술계에서도 신정아씨 사건이 구설수에 올랐으나, 중요한 것은 광주비엔날레 전시 성과"라며 "급격하게 감독체제가 바뀌어 전시진행이 다소 지연됐지만 다양한 국제 전시 감독의 경험을 살려 광주비엔날레를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