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가면 쓴 혁신 아이콘, 애플 실체는] <하> 애플발 도산, 한국은 안전한가

국내 협력사 매출 의존도 최고 60%… 거래선 다변화 시급<br>잡스가 선호했던 일본업체… 수년간 생산기지 역할하다 결국 재무 악화로 쓰러져<br>한국 벤더도 100여개 추정… 애플서 돌연 거래 중단 땐 연쇄 도산 직격탄 불가피





애플이 맘 바꾸면 한국도 순식간에… 공포
[가면 쓴 혁신 아이콘, 애플 실체는] 애플발 도산, 한국은 안전한가

이종배기자 ljb@sed.co.kr
김흥록기자 rok@sed.co.kr







































애플에 휘둘리는 국내 협력사…거래선 다변화 시급
잡스가 선호했던 일본업체… 수년간 생산기지 역할하다 결국 재무 악화로 쓰러져
한국 벤더도 100여개 추정… 애플서 돌연 거래 중단 땐 연쇄 도산 직격탄 불가피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모기업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릅니다. 애플이 부품거래를 중단하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애플발 한국 도산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애플이 우리나라 중견 전자기업으로부터 물량을 늘리고 있어 향후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국 협력사의 애플 매출 비중은 평균 20~30%대로 추정된다. 하지만 일부 중견기업은 60%, 일부 대기업도 해당 제품에서 애플 납품 비중이 50%에 이를 정도로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다. 한마디로 현재는 아니어도 곧 애플발 도산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 애플발 도산 왜 발생했나=애플발 도산이 일본에서 먼저 발생한 것은 일본 전자업체가 애플향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수년간 일본 전자업체가 애플에 대거 부품을 공급해온 것이 도화선이 됐다.

실제로 애플이 지난 1월 공개한 주요 글로벌 협력사 명단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애플은 전세계 150개 협력사 명단을 밝혔는데 이 가운데 한국은 6개(0.4%) 업체에 불과했다. 하지만 일본은 무려 31개 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애플이 밝힌 150개 주요 협력사 가운데 20%가량이 일본 전자업체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요한 일본 협력사가 31개 업체이고 이 외에 공개되지 않은 업체까지 포함하면 일본 전역에 애플 생산기지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면에는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일본 제품을 선호했다는 사실이 있고 이것이 애플발 도산의 첫 지역이 일본인 이유다.


또 다른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파트에서 삼성과 LG가 애플에 제품을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하지만 전체로 봤을 때는 지금도 일본산 제품이 애플의 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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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플 1차 협력사 최소 20여개로 추정=그렇다면 한국의 애플 협력사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은 애플이 공개한 150개사 명단에 들어간 삼성ㆍLGㆍSK하이닉스 등 6개사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많다. 국내 증권업계 추정에 따르면 이들 기업 외에도 15~16개 기업이 애플에 거의 1차 벤더 역할을 하고 있다. 1차 벤더 규모만 해도 20여개사. 드러나지 않는 2ㆍ3차 벤더까지 더하면 80~100여개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가 추정하는 이들 회사의 애플 매출 비중을 보면 크게는 60%, 작게는 10%에 이른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애플 매출 비중은 업체마다 차이가 있다"며 "하지만 20~30% 정도가 평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중견기업은 애플 비중이 30%, 다른 중견기업은 60%에 이른다. 대기업의 경우 10~15%가량이 애플과의 거래에서 발생하나 일부 대기업은 모듈에서 애플 비중이 5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애플발 도산, 남의 일 아니다=애플과 거래하는 국내 중견기업은 대부분 삼성과 LGㆍSK하이닉스 등과도 거래하고 있다. 애플이 급작스레 부품거래를 줄이거나 중단해도 이를 메울 여지가 있는 셈이다.

문제는 애플이 부품다변화 정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중견기업에 러브콜을 보내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중견기업들이 애플 부품업체에서 하나둘 빠지는데 그 자리를 한국 중견기업이 채워나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시간이 갈수록 애플발 도산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현재 애플과 거래하는 국내 중견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하지만 상태가 악화돼가는 기업도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각 사의 영업이익률을 분석한 결과 A사는 지난 2010년 7.3%, 2011년 7.8%, 2012년 상반기 9.4% 등으로 양호하다. 또 B사는 애플의 주문이 증가한 덕에 영업이익률이 2011년 26.8%에서 올 상반기 28.3%로 상승했고 C사도 이 기간 2.5%에서 8.4%로 늘었다.

심각한 것은 재무상태가 악화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 1차 벤더인 중견기업 D사는 영업이익률이 2011년 4.7%, 2012년 4.9%에서 올 상반기 1.3%로 뚝 떨어졌다. 애플의 단가인하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E사 역시 2012년 7.1%에서 올 상반기 5.6%로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굴지의 기업이 침몰하면서 국내의 전자 중견기업이 납품할 업체가 한국 일부 기업과 애플 등 해외 몇몇 기업에 한정돼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내 기업 역시 '애플바라기'가 될 수밖에 없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사실 거래선 다변화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문제는 다변화하고 싶어도 그럴 대상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애플에 너무 의존하지 않는 사업구조를 적절히 만들고 유지해나가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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