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머니포커스/금주의 이슈리포트] 상반기 실적 보는 법

12월 결산법인들의 상반기 실적이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환율절상 영향으로 증가폭이 적었지만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수익성이 특히 호전된 이유는 금리하락과 환율안정에다 살아남기 위한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먼저 원달러 환율을 살펴보면, 지난해말의 1,207원에서 올해 상반기말에는 1,155원수준으로 절상됐다. 이에 따라 외화부채가 많은 대기업의 외화평가손익이 개선되면서 경상이익 규모가 증가했다. 다음으로는 구조조정 효과를 들 수 있는데 적자사업부문의 폐쇄나 활발한 자산매각을 통해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또 증시활황으로 인해 투자주식의 평가익이 급증한데다 지분법에 의한 평가익도 영업외수익 증가의 주요인이 됐다. 그러나 실적개선의 주요인은 무엇보다 금리하락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속락하기 시작한 금리가 상반기 내내 회사채수익률을 기준으로 8% 전후에서 안정세를 나타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금융비용부담이 크게 줄었고 이것이 기업들의 경상이익 급증에 큰 기여를 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요인들 때문에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업 수익성을 파악할때 경상이익이나 순이익보다는 영업이익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외 손익의 변화가 커 해당기업의 경상 및 순이익이 많이 왜곡돼 있다. 환율절상과 금리하락에 따른 효과외에도 구조조정을 위한 투자주식과 자산매각이 활발했던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과대평가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들어 금리가 두자리수에 육박하면서 상반기와 같은 금리하락효과가 하반기에는 다소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또 투자주식 및 자산매각에 따른 이익증가도 일시적인 것인 만큼 경상이나 순이익보다는 영업이익이 많이 늘어난 기업이 하반기에도 실적호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영업이익은 기본적인 영업환경을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판매단가 인상이나 원자재 가격하락, 그리고 상품판매 증가 등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것들은 해당기업의 영업환경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투자주식 및 자산매각은 경상이익과 순이익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단기에 그치는데 비해 적자사업부의 폐쇄나 분사 등에 따른 인건비의 절감효과는 영업이익 증가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영업이익은 다른 것보다 연속성이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 기업 실적을 추정하는데 보다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볼때 주가는 과거의 영업실적보다는 미래의 예상실적을 더 많이 반영해 움직이게 된다. 따라서 영업이익 추세를 분석함으로써 앞으로의 예상실적과 더 나아가 주가 움직임을 추정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발표된 상반기 실적은 과거처럼 매출액, 경상이익, 순이익과 EPS(주당 순이익) 및 PER(주가수익률) 등만을 분석하는 것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영업이익을 면밀히 분석해 앞으로도 해당기업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지를 평가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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