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차파문」 감정싸움 조짐/자동차 6사 공동성명 배경·전망

◎내년 차출시 앞두고 사전견제/“물러서면 끝” 도덕성 맹비난/삼성 “사문서 불과 일일이 대응안해”『자기중심적인 구조조정을 거론한 것은 기존업체의 오랜 경영경험과 기술축적을 감안할 때 「감히 철부지 어린아이가 어른을 충고하는 겁없는 행위다.』 9일 기존자동차 업체 회장단으로 구성된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회가 끝난 뒤 회장단이 「우리의 주장」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회장단은 이어 『삼성의 주장은 적반하장이며 어불성설이다』고 말해 삼성에 대한 기존업체들의 감정의 골이 얼마나 깊은가를 잘 보여주었다. 이같은 회장단의 주장에 대해 삼성은 『관리소흘로 문제가 확산된데 대해 거듭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히고 그러나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공식사과와 같은 조치를 수용하지 않는 등 기존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이날 회장단의 대응에서 관심을 끈 것은 강도다. 기존업체들은 지금까지 삼성과 여러차례 싸웠다. 그 과정에서 이번처럼 높은 강도로 비판을 한 적은 없었다. 이날 회장단이 마련한 성명서는 기존업계가 삼성에 대한 공동대응 의지를 재확인 한 것이다. 기존업체들은 『이것은 전쟁이다』고 선언한 김선홍 기아그룹회장 등 기아그룹의 인식에 동조하면서 내년 3월 자동차출시에 앞서 이미 적극적인 공세에 나선 삼성을 견제하고 동시에 삼성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도덕성을 비난하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분석은 특히 이날 업체들이 이번 파문(구조조정과 음해설)에 국한시키지 않고 삼성의 자동차사업 자체의 문제점을 거론 한데서도 이런 의도가 확인된다. 이날 정몽규 회장은 『삼성의 신규진입 당시에 공급과잉이 문제됐다. 삼성의 신규진입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의 입장과 크게 달라진 것이다. 지금까지 삼성의 참여에 대해 기아는 『근본적 잘못』이라며 비판해왔지만 현대, 대우 등 다른 업체에서는 『신규참여가 결정된 이상 경쟁에서 이기는게 문제다』며 참여 자체는 현실론으로 받아들였던게 사실이다. 회장단의 이날 성명서와 기자회견에 대해 삼성은 「삼성자동차 입장」이란 자료를 통해 『사문서를 놓고 일부업체가 순수하지 못한 의도로 기업간 문제로 비화시키고 있다』며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삼성은 『검찰조사에서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불필요한 논쟁을 삼가고 결과에 승복해 갈등과 오해를 풀고 상호신뢰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구조조정에 대한 공식입장을 확정하거나 밝힌 적이 없으나 기존업체들은 이에대한 의견을 갖고 있으며, 현 여건에서 타사 인수합병을 추진할 여력이 없으며, 사전에 정부와의 교감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는 기존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다」는 것을 재강조한 것이다. 특히 삼성은 『문제가 된 자료는 자료를 제공받은 모자동차회사의 사내정보 채널을 통해 유포, 확산되었음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회장단이 주장한 「각서이행」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삼성은 『기존업계가 지금에와서 이 문제를 새삼거론하는 것은 의아스럽다』며 『우리가 약속한 사항을 성실히 지켜나갈 수 있도록 기존업체들이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이번 사태에서 보듯 직간접적인 음해를 가하는 것은 기업의 정도가 아니다』고 맞받아치고 나섰다. 기존업체들의 주장을 수용할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나선 것이다. 양측은 이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가 됐고, 법정으로 비화된데다 그 결과에 따라 판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모두 「물러서면 끝」이라는 절박함으로 파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박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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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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