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전방위적 압박에 긴장하고 있다.
검찰의 옛 안기부 X파일 수사, 이건희 회장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채택 추진에 이어 정부의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 마련 경위에 대한 조사에 이르기까지 청와대, 국회, 검찰 등 사방에서 압박이 밀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얼마전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해외 체류중인 이 회장이 귀국하지 않을 경우 외국과 사법공조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청와대가 `삼성 봐주기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정부의 금산법 개정안 마련 경위에 대해 관련 부처를 조사하는 등 삼성을 향한 공세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재벌의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의 처리와 관련된 금산법 개정 문제는 삼성의 지배구조를 뒤흔들 수도 있는 중요 사안으로, 조사 결과는 물론 법 개정 방향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삼성에는 큰 부담이 올 수도 있다.
이와 함께 국회에서도 삼성 이 회장에 대한 국감 증인채택 문제가 여전히 논의되고 있고 이 회장의 아들인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에 대한 증여 문제에 대해서도 국감에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이 삼성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삼성측은 내색하지는 않지만 답답해 하는모습이다.
자신들도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지금같이 삼성을 사방에서 `몰아 붙이는' 상황에서는 여론의 역공만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에 반응하는 것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사방에서 문제를 삼으니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고민"이라면서"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의 한 직원은 "온통 삼성을 적대시하는 분위기만 느껴져 한숨 밖에안나온다"며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삼성 이 회장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정밀진단 이후 허리케인 리타로 인한 대피령에 따라 거쳐를 옮겼으며 당분간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는 등 해외에 오래 체류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 회장은 검진결과 장기간의 항암 치료에 따른 혈소판 이상 외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으나 계속 관찰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