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선박 테러 '비상'
중동운항선 보안ㆍ경계강화등 다각대책 마련
자이툰부대 수송도 차질 우려
이라크 테러단체가 국내선박에 테러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가 접수되면서 해운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는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쾌속정 등 소규모 선박을 이용한 자살폭탄공격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11일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라크 테러단체로부터 공격대상으로 지목된 것으로 알려진 H사는 선박운항 비상상황실의 인원을 평소 4~5명에서 6~7명으로 늘리는 한편 보안등급을 1등급(평상)에서 2등급(경계)으로 상향 발효했다.
또 중동 지역에 있는 선원들에게 배에서 내리지 말라고 시달하는 등 감시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미군 전략물자는 APL 등 미국선사들이 도맡아 수송해 한국선박에 대한 테러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수위를 높였다”고 말했다.
다른 해운회사의 한 관계자도 “테러 가능성이 부풀려진 감이 있지만 중동 노선은 물론 현재 운항 중인 전 선박에 긴급 보안점검 및 경계강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이같이 본사와 선박간은 물론 기업과 정부간의 공조체제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각사 비상상황반에서는 중동 지역 등 위험지역 운항선박의 동향을 수시로 점검해 해양수산부에 이상 여부를 보고하고 있다.
해양부는 비상상황을 지휘할 수 있는 종합상황실을 설치한 데 이어 페르시아만에 정박 중인 한국선박에 '하선금지령'을 내리는 한편 해운회사와 선박간 원활한 통신을 유지하고 운항 중 얻은 정보를 공유할 것을 해운업체에 지시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이규진기자 sky@sed.co.kr
입력시간 : 2004-07-11 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