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안쓰고 안먹기... 돈이 사라지고 있다

한국은행 창고가 터질 지경이다. 쌓아둘 공간도 없을 정도로 돈이 밀려 오기 때문. 경기 침체로 자금수요가 없어 노는 돈을 보관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98년중 화폐수급동향에 따르면 올해말 화폐발행잔액 추정치는 15조9,739억원. 지난해말의 17조7861억원보다 1조8,122억원 줄어들었다. 화폐발행 잔액이란 조폐공사에서 찍어낸 화폐중 한국은행 창구를 빠져나간 돈의 총량. 그동안 경제성장을 반영, 해마다 증가해 왔었다. 지난해말 전년보다 1,213억원 감소했을 뿐이다. 하지만 올 한해동안에는 1조8,122억원이나 감소했다. 이같은 대규모 감소는 지난 50년 한국은행권이 발행되기 시작한 이후 처음. 이같이 화폐발행 잔액이 크게 감소한 것은 경기 침체 탓. 개인과 기업이 지출을 억제해 갈 곳없는 자금이 한국은행 창고에 쌓였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와 투자심리가 위축될대로 위축됐던 상반기중에는 한국은행 직원들은 돈을 보관할 공간을 마련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절약 분위기에 따라 저금통과 서랍등에 잠자다 한꺼번에 나와 시중수요를 충당한 후 한은에 밀려 들었던 동전의 경우는 더 심하다. 올해말 주화(동전)발행잔액은 약 8,789억원. 전년보다 672억원 감소한다. 이는 지난 97년 1년동안 순발행된 동전 총액 681억원보다도 많은 것이다. 주화발행잔액 감소는 한은 창립 이래 처음. 덕분에 한은 출납업무 직원들은 요즘도 파스신세를 지고 있다. 매일같이 몇 트럭씩 쏟아져 들어오는 동전 부대자루를 나르다가 허리가 「뚝」했기 때문이라고.【권홍우 기자】 <대/입/합/격/자/발/표 700-230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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