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흡연문화가 바뀐다

지자체 꽁초 단속등 영향 <br> 길거리선 담배 안피우고 <br> 휴대용 재떨이 지참 늘어

흡연경력 18년의 애연가 김승석(42)씨. 올해 초 금연을 결심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다시 담배를 피운다. 김씨는 그러나 최근 흡연 습관이 바뀌었다. 담배를 피울 때 휴대용 재떨이를 이용하고 거리에서는 절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는 “올해 초 금연을 결심한 이유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야만적으로 보는 직장 문화 때문”이라며 “결국 담배를 끊는 데는 실패했지만, 요즘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곳에서 매너 있게 담배를 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이’ 담배를 피우던 한국 남자들의 흡연문화가 바뀌고 있다. 한때 정부의 다양한 흡연 규제 정책에 맞서 흡연자의 권리를 외치던 분위기도 사라졌다. 규제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절제하는 흡연문화가 자리잡는 모습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강력한 담배꽁초 투기 단속이 이 같은 흡연문화 개선에 일조했다. 올해 초 서울 강남구에서 시작된 ‘담배꽁초와의 전쟁’은 양천ㆍ종로ㆍ마포ㆍ금천ㆍ중랑구 등 서울시내 각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서울 시내 모든 구청이 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버리다 단속되면 5만원이라는 적지않은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길거리에 담배를 버리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강남구의 경우 담배꽁초 단속 건수가 초기에는 하루 524건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하루 241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휴대용 재떨이처럼 예의 바른 흡연자를 위한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휴대용 재떨이는 담배꽁초를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 최근에는 각종 캐릭터가 그려진 다양한 모양의 휴대용 재떨이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휴대용 재떨이 판매업체인 K사의 한 관계자는 “출시 초기에는 흡연자들이 휴대용 재떨이를 좀스럽게 생각해 상품이 팔릴 수 있을지 반신반의 했으나, 최근에는 기업의 선물용으로도 팔리고, 편의점 등에서의 매출도 예전보다 2~3배는 늘었다”고 말했다. 강남구청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시민의식 성숙으로 담배꽁초 단속에 대한 저항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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