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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 주식 거래 시장인 K-OTC시장이 거래 첫날 3억5,000여만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25일 한국금융투자협회 장외시장인 K-OTC(Kofia Over-The-Counter Market) 시장에서는 총 17만7,923주, 3억5,302만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K-OTC시장은 비상장주식 거래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자 프리보드를 전면 개편해 금융투자협회가 개설한 장외 주식시장이다. K-OTC에서는 신규 지정된 56개 기업이 포함된 지정기업과 기존 프리보드 종목이 담긴 등록기업부 기업 등 총 104개의 비상장 회사 주식이 거래된다. 시장별로 보면 등록기업부는 이날 1만1,105주의 거래량을 보였고 거래대금은 2,007만원을 기록했다. 지정기업부는 16만6818주와 3억3,294만원의 거래대금을 나타냈다. 올해 프리보드 평균 거래규모가 8,000만원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K-OTC시장의 첫 날 성적표는 양호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특히 비상장 대형주 중심의 지정기업부가 이날 거래대금의 94% 이상을 차지해 지정기업부가 아사상태에 있던 장외시장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시장의 관심을 끌었던 비상장 대형사들이 포진한 지정기업부 종목 중 시가총액 기준 K-OTC 대장주인 삼성SDS는 23만8,000원에 거래됐다. 이는 기준가인 4만7,500원보다 400% 이상 높은 금액이다. 이날 삼성SDS는 총 36주가 거래됐다. 이밖에 미래에셋생명은 3,981만원(4,672주)의 거래대금을 보이며 내일신문(1억6,959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거래대금 규모를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은 1,849만원(258주), SK건설은 161만원(65주), LS전선은 90만원(15주)이 거래됐다.
김정수 금융투자협회 K-OTC부 부장은 “거래 첫날인 만큼 K-OTC의 거래 규모를 지켜보려는 관망세가 우세했다”면서 “하지만 올해 평균 거래대금의 4배 이상의 거래규모를 보여 사설 사이트에서 이뤄지던 장외거래 일부분이 K-OTC로 넘어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또 “출범 초반에는 하루 10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고 K-OTC시장이 자리 잡히면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사설 장외시장 대비 편의성과 안전성이 높은 K-OTC 시장 특성이 알려지면 사설 장외시장을 이용하던 투자자들도 K-OTC 시장에 합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은 인터넷게시판 등을 통해 거래상대방과 1대1로 직접 협상해 거래를 해왔다. 하지만 1대1 거래가 주를 이루다 보니 투자 위험성이 컸다. 반면 K-OTC시장을 이용하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 K-OTC시장에서 거래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증권회사에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전화·컴퓨터 등을 이용해 증권회사에 매도·매수 주문을 내면 된다. 투자자가 증권계좌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해당 계좌를 이용할 수도 있다. 특히 사설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 수수료 2% 내외보다 K-OTC 수수료는 0.09%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금융투자협회는 9월 중에 K-OTC시장 지정기업을 추가할 예정이며, 매년 정기적으로 지정요건에 부합하는 기업을 계속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