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278가구, 신청 3,153명’ vs ‘공급 1,912가구, 신청 138명’
청약가점제 시행에 따른 아파트 청약 시장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 날이었다.
1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나란히 1순위 접수를 받은 서울 용두동 삼성래미안과 양주 고읍지구 동시분양아파트의 청약결과는 당초 예상대로 극명하게 명암이 갈렸다.
이날 1순위 신청을 받은 용두동 삼성 278가구에 몰린 청약자는 무려 3,153명에 달했다. 전 주택형이 서울거주 1순위에서 신청자가 공급물량을 초과해 수도권거주 1순위자에게는 추첨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수도권 1순위자를 제외한 평균 경쟁률은 10대1. 특히 이 아파트 111㎡형은 단 27가구 공급에 무려 1,181명(서울1순위자)이 몰려 신청자들은 당첨을 위해 43.7대 1의 경쟁을 치르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에서는 그동안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경쟁률”이라며 “브랜드 인지도가 청약결과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날 양주고읍지구 동시분양에 참여한 3개 업체 4개 단지는 1,912가구 공급에 단 138명만 신청해 무더기 미달사태를 빚었다. 전체 21개 주택형 가운데 입주자를 채운 곳은 한양6블록 185㎡형 4가구 뿐이었다. 나머지 20개 주택형은 모두 미달돼 '동시분양'을 무색케 했다. 상당수 주택형은 신청자가 1~2명에 그쳤거나 아예 전무한 곳도 속출했다.
대규모 미달사태는 남양주 진접지구와 부산 연산동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청약을 받은 남양주 진접지구 원일플로라 230가구에는 6명만 신청해 224가구가 2순위로 청약일정을 넘겼으며 GS건설의 부산 연산동 자이 1,598가구는 신청자가 92명에 불과했다. 연산동 자이 10개 주택형 가운데 4개 주택형은 아예 신청자가 한 명도 없어 지방 분양시장에서는 그동안 분양 보증수표로 여겨지던 메이저 브랜드조차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청약가점제가 결과적으로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된 셈”이라며 “앞으로 인기단지에 대한 청약 편중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