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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영과 양수진(이상 21ㆍ넵스). 국내 여자프로골프에 '신(新) 라이벌 구도'가 뜨겁다. 서희경(5승)과 유소연(4승)이 다퉜던 지난 2009년 때처럼 달아오를 분위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1부 투어 3년차인 김자영은 통산 3승을 전부 올 시즌에 올렸고 한 해 먼저 데뷔한 양수진은 통산 4승(올 시즌 1승)을 챙겼다. 공교롭게도 나이와 소속사가 같고 쓰는 클럽(혼마)도 같은 김자영과 양수진은 각각 올 시즌 상금랭킹 1ㆍ3위를 달리고 있다. 각각 가녀린 외모와 귀여운 얼굴의 둘은 팬도 많다.
'한솥밥 동갑내기' 라이벌의 경쟁은 16~19일 강원도 홍천의 힐드로사이CC(파72ㆍ6,585야드)에서 열리는 하반기 두 번째 대회에서 클라이맥스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는 둘의 소속사인 넵스가 주최하는 '넵스 마스터피스 2012(총상금 6억원ㆍ우승 상금 1억2,000만원)'. 소속사 내 간판 자리를 내건 자존심 싸움의 무대이기도 하다.
◇도망자 김자영, 추적자 양수진=상반기에만 2승을 거두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김자영은 12일 하반기 첫 대회인 히든밸리 여자오픈마저 제패했다. 시즌 상금은 약 3억2,000만원. 이대로라면 상금왕ㆍ다승왕ㆍ대상(MVP) 3관왕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김자영은 14일 "휴식기에 복근ㆍ하체 강화에 집중해 효과를 봤다"며 "우승 기회가 올 때마다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자영의 기세가 심상찮지만 양수진은 "아직 대회는 많이 남았다"며 추격의 고삐를 잔뜩 조이고 있다. 시즌 초반 5개 대회에서 18위가 최고일 정도로 부진했지만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6월 S-OIL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완전히 감을 잡은 모습이다. 최근 히든밸리 대회(2위)에서도 막판 퍼트 실수만 아니었다면 김자영과 연장 승부를 펼칠 수도 있었다. 올 상금랭킹 3위(약 1억7,000만원)인 양수진은 평균타수에서는 71.42타(2위)로 김자영(71.50타ㆍ3위)을 앞선다. 양수진은 "부드럽게 바꾸려던 스윙을 다이내믹한 원래 스윙으로 되돌리면서 성적이 나고 있다"며 "시즌 초반의 조급증을 떨치고 여유를 찾았다. 대회는 10개 이상 남았다"고 밝혔다.
◇서로가 부러운 라이벌=김자영은 양수진과의 라이벌 구도에 대해 "아직은 내가 이기고 있어서 그런 것은 잘 모르겠다"며 장난스럽게 웃어넘기면서도 "아무래도 (양)수진이의 드라이버샷 거리가 부럽다"고 털어놓았다. 양수진은 국내 여자골프의 대표 장타자. 올 시즌도 평균 266.25야드로 2위에 올라있다. 김자영은 254.83야드로 25위다. 반대로 양수진은 "(김)자영이는 퍼트도 쇼트 게임 능력도 좋다"며 김자영의 섬세한 플레이를 부러워했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에서 양수진이 53위(32.16개)인 반면 김자영은 12위(31개)다. 리커버리율(그린을 놓쳤을 때 파로 막는 비율)에서도 김자영은 64.71%로 4위에 올라있다. 양수진은 김자영과의 경쟁에 대해 "소속사도 같고 용품도 같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의식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