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후 숨고르기 "당분간 조정"
■ 전문가 장세진단15일 발표 삼성전자 실적이 장세 좌우
'어닝쇼크' 주가 23P하락 858.09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3兆 밑돌듯
은행·화학·운수장비주 주목
실망스런 실적으로 드러난 LG필립스LCD의 ‘어닝 쇼크’가 결국 주가 급락을 촉발시켰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급등했던 증시가 당분간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면서도 “연기금의 순매수 행진 등 수급 호재가 여전해 최악으로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주식시장 주변에 ▲고유가 ▲3ㆍ4분기 이후 실적 불안 ▲외국인 매수세 약화 등 불투명 요소가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 중국 경제 경착륙 여부와 미국 경제의 방향성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의 주가와 관련, 현재의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800선 붕괴’에서부터 ‘1,000 돌파’에 이르기 까지 낙관과 비관이 폭넓게 포진했다.
◇당분간 조정 국면 불가피= 전문가들은 그동안 국내 증시가 펀더멘털보다는 수급 요인으로 급등한 만큼 당분간 박스권 장세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병서 대우증권 상무는 “조선ㆍ철강ㆍ자동차ㆍ화학 등 단기간 급등한 종목들의 이익 실현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송학 교보증권 상무도 “경기 둔화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수급개선에만 의존해 주가가 크게 올랐다”며 “외국인의 단기 차익 실현, 고유가와 IT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최근에 펼쳐졌던 단기 랠리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긍정론자인 박만순 미래에셋 상무마저 역시 이날 주가 하락에 대해 “전반적으로 지표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며 “80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급등한 갭을 해소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펀더멘털이 좌우=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4ㆍ4분기 이후 주가는 ‘1,000 돌파’, ‘지수 붕괴’ 등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기본적으로 미국 등 세계 경기 회복이나 중국 경제 연착륙 여부, 3ㆍ4분기 이후 기업 실적 전망을 다르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박천웅 모건스탠리 상무는 “고용ㆍ기업 수익 등 미국 경제 지표가 좋지 않는 데다 고유가나 중국 경제 긴축 영향이 이번 4ㆍ4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한국은 물론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전체가 조정기에 접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도 수급 요인보다 글로벌 경제나 펀더멘털 영향을 더 받을 것”이라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이익 실현에 나서는 한편 내수주나 경기 방어적인 주식에 더 초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 상무는 “미국 IT 기업 수익 자체는 감소하지만 둔화폭이 크지 않은 데다 중국 경제도 연착륙 모양을 띠고 있다”며 “내년 1ㆍ4분기에는 1,000포인트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말이 고비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인텔ㆍ야후에 이어 15일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실적 내용이 국내 증시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병서 대우증권 상무는 “IT의 국내 증시 비중은 40%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실적이 나쁘면 지수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주말이 하락 반전이냐 상승 유지냐를 가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입력시간 : 2004-10-12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