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1월 11일] 풍력발전사업 탄소배출권 확보 강화를

최근 배추 값이 폭등하자 식당에서 배추김치가 슬그머니 사라졌다. 대표적인 서민 반찬인 김치가 '金치'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저온 현상으로 파종면적이 감소했고 8~9월의 계속된 강우로 작황이 부진한데다 추석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고랭지배추 수확량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도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대기온실가스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오늘날 전세계는 머리를 맞대 이 같은 지구 온난화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1992년 세계 152개국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모여 대기온실가스 안정화를 목표로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했고 이후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당사국 총회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강제성을 부여하는 교토 의정서(Kyoto Protocol)가 채택됐다. 이를 통해 2008년부터 오는 2012년까지 선진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기준에서 적어도 5% 이하로 줄여야 한다. 한편 자국 내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선진국의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대신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사업에 투자해 획득한 온실가스 배출권을 자국 의무감축에 사용하거나 시장에서 서로 거래할 수 있는 교토메커니즘이 함께 도입됐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아직 교토의정서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의무는 없지만 교토의정서 1차 공약기간이 끝나는 2013년 이후에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서둘러 온실가스 배출규제 및 관련된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특히 대량의 화석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전력회사의 경우 온실가스 감축의무는 더욱 절실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규제라는 국내외적인 경영환경에 직면, 한국전력은 일찌감치 온실가스 감축의무에 대비하고자 국경을 뛰어넘어 중국 내 풍력발전 시장에서 대표적 온실가스인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사업을 지속해왔다. 이른바 청정개발체제(CDMㆍClean Development Mechanism) 사업으로 개발도상국에서 풍력발전과 같은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추진하고 실적에 따라 탄소배출권을 획득하는 사업이다. 확보된 탄소배출권은 탄소거래시장에서 감축의무 국가나 기업에 판매할 수 있다. CDM사업은 선진국의 온실가스 의무감축을 지원하는 동시에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고안돼 풍력자원이 풍부한 중국에서 풍력발전 사업을 통해 널리 시행되고 있다. 현재 한국전력은 중국 내몽고 자치구, 랴오닝성 및 간쑤성 지역에서 국영발전회사인 대당집단과 합자해 총 설비용량이 113만㎾에 달하는 21개 풍력발전 단지를 운영, 또는 건설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 운영하는 풍력발전 사업을 CDM 사업으로 등록해 지난해 말까지 36만톤의 탄소배출권을 획득했고 이렇게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탄소시장에서 판매해 부가적인 사업수익을 거두었다. 현재 건설하고 있는 풍력단지가 모두 완공되면 연간 100만톤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중국 외에도 요르단 및 이집트 등지에서 풍력발전 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지역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사업을 수주하면 추가적인 탄소배출권 확보 및 온실가스 배출규제에 따른 대응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이 온실가스 의무감축이라는 새로운 경영환경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하루빨리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해야 한다. 영국의 철학자 허버트 스펜서가 주창한 '적자생존' 이론을 오늘날 기업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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