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0월의 롤러코스터 장을 상승세로 마감했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34포인트(2.61%) 오른 1,113.0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호전된 투자심리가 지수에 그대로 반영됐다. 특히 꼬일 대로 꼬여있던 수급상황에 매듭이 풀리면서 추가상승 기대감에 불을 지피고 있다. 위축됐던 거래는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고 떠나기 바빴던 외국인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외국인과 함께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급락을 부추겼던 투신은 매도공세를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들은 단기상승에 따른 차익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거래대금 연중 최고치 기록=시장의 존재이유이자 투자자 심리상황을 보여주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뚜렷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거래대금은 9조8,871억원(코스피ㆍ코스닥시장 합계)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0월1일(5조5,469억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거래량 역시 13억7,781만주를 기록, 월초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거래량 증가는 높은 변동성을 노린 단기매매 영향 탓이 크지만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어 단타를 노린 거래가 빈번한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거래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투자심리가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돌아온 외국인=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은 단연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날까지 외국인 투자가는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연속 순매수는 5월 말 이후 처음이다. 특히 매수규모가 크게 늘어난 점은 고무적이다. 외국인은 이날 3,245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거둬들이며 9월29일(4,725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순매수에 나섰다. 외국인의 포지션 변경은 공매도에 따른 쇼트커버링(재매수) 및 신흥국가 평균가산금리(EMBI) 완화조짐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공매도 물량 압박으로 쇼트커버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외국인의 안전자산선호도를 반영하는 EMBI지수가 개선조짐을 나타내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그러나 “EMBI지수가 완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역사적 고점 수준에 머물고 있어 외국인이 추세적인 순매수에 나설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투신은 매도자제 움직임=외국인과 동반해서 주식팔기에 바빴던 투신도 ‘팔자’ 공세를 완화하고 있다. 투신은 비록 이날 93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지만 직전 3거래일에 비해 규모를 크게 줄였다. 특히 선물시장에서는 베이시스(현물과 선물 간 가격차이) 수준이 나빴는데도 매도차익거래에 나서지 않을 정도로 투신의 매도자제 움직임은 뚜렷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날 선물시장에서 평균 베이시스는 0.53포인트, 이론 베이시스는 1.04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원래 이 정도 수준이라면 1,000억원 정도의 매도차익거래가 나오는 게 정상이지만 차익순매수 638억원을 기록했다“며 “자산운용사들의 매도자제 결의 영향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원 연구원은 이어 “추세 여부를 논하기 위해서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개인들이 증시를 이탈하고 이 공백을 외국인과 기관이 채우고 있다는 점은 수급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