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영란은행(BOE)도 5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ECB의 금리동결은 6개월째이고 영란은행은 9개월째다. 특히 영국은 금리동결과 함께 250억파운드(약 48조원) 규모의 채권을 추가 매입해 경기를 부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및 영국의 저금리 기조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CB는 이날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어 현행 1.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유로존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들지는 못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실제 유로존의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2%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이날 발표된 9월 소매판매도 전달 대비 0.7% 줄어들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ECB가 가계와 기업 금융대출이 정상화하고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확신할 경우 시중의 통화량을 늘리는 '양적완화' 정책을 먼저 종료한 뒤 금리인상을 검토할 것으로 분석했다. ECB는 지난 7월부터 600억유로 규모의 유로화 표시 `선순위 보증부 채권(커버드 본드)'을 매입하는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영국은 기준금리를 0.5%로 유지하고 250억파운드 규모의 채권을 추가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BOE의 채권매입 규모는 현재의 1,750억파운드에서 2,000억파운드로 확대된다. BOE는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 3월 750억파운드를 동원해 중장기 국공채와 회사채를 집중 매입했으며 계속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BOE가 이 같은 양적완화 확대 정책을 구사하는 것은 영국경제가 침체상황을 지속하며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3ㆍ4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에 비해 0.4% 감소해 6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극심한 경기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