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의 베이비부머 황금연못을 찾아나서다] 삼성물산 '기능마스터' 200명 맹활약

"이론으로 설명 못하는 건설현장 경험 직접 후배들에 전수하니 전율과 보람"

"건설현장에서 수십년간 쌓아온 손끝 기술에는 이론이나 책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 기술들을 활용하고 전수하는 데 전율과 보람을 느낍니다." (강철희 삼성물산 기능마스터) 삼성물산 건설 부문의 서울 송파구 반도아파트 재건축현장에는 안전모 사이로 희끗희끗한 머리가 보이는 시니어들이 20명가량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물산 임원이나 현장 총책임자가 아니다. 과거 전문 건설업체 등에 재직하면서 수십년간 현장 밥을 먹은 '원로 건설인들'이다. 현장 곳곳에서 젊은 기능인력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시공이 제대로 됐는지 꼼꼼하게 관리하는 게 이들의 역할이다. 삼성물산이 이들 시니어 건설인들의 노하우를 활용하기로 한 것은 지난 2006년 말부터다. 건설현장에서 정평이 난 우수 기능인력을 확보해 품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기능마스터' 제도를 도입했다. 나이에 구애되지 않고 전문 건설업체 등에서 경력을 쌓은 노련한 현장 기능인을 다시 채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들 기능마스터에게는 정규직에 준하는 대우를 하며 현재 총 20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강철희(60)씨는 방수직군에 포함된 기능마스터다. 방수 전문 건설업체에서 30년 경력을 쌓은 베테랑으로 평생 동안 '물이 새지 않는 주택'을 짓기 위해 노력해왔다. 강씨는 "현재 기능마스터 중 방수직군에는 6명이 활동하며 이들이 현장을 나눠서 돌고 있다"면서 "많을 때는 한 명이 한꺼번에 2~3개 현장의 방수시공을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수십년 동안 갈고 닦은 방수시공 기술을 후배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강씨는 "주거환경이 고급화되고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중요시되면서 방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며 "수십년간의 현장경험으로만 익힐 수 있었던 기술들을 후배에게 전수해 최고의 집을 짓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와 함께 반도아파트 재건축현장에서 일하는 신윤수(61)씨는 아파트 내장 전문인력이다. 아파트 내장은 문틀ㆍ단열 등 실제 입주민이 아파트에 살 때 가장 중요한 내부환경을 마무리하고 치장하는 작업이다. 신씨도 내장 전문 건설사에서 35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2007년 삼성물산 기능마스터로 들어온 뒤 아파트 건설현장을 돌며 아파트 마무리 공사를 맡고 있다. 신씨는 "일반인들에게 집은 평생 하나 살까 말까 한 것인데 조그마한 잘못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여행 다니며 여유 있게 노후를 보내는 것이 좋아 보이기도 하지만 평생 익힌 기술로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그것이 더 보람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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