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란 두 대표감독 작품 비교해보세요

이란의 두 대표적인 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작품을 비교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서울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가 마흐말바프 감독의 '칸다하르'를 3월1일부터 상영하면서 매일 한차례씩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ABC 아프리카'를 특별상영하는 것이다. 이 두작품은 작품세계가 다른 두 이란 감독이 자신의 나라를 떠나 고통받는 이웃나라의 문제를 카메라에 담았다는 점에서는 어느정도 비슷하다. 그러나 그 소재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는 사뭇다르다. 마흐말바프 감독은 실화를 영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적 장치를 통해 영화를 재구성한다. 하지만 키아로스타미는 이제까지의 친숙한 자신의 영화스타일을 버리고 철저한 현장중심의 즉흥적인 다큐멘터리를 보여준다. 우선 마흐말바프 감독의 '칸다하르'는 탈레반 정권 치하 아프가니스탄의 참상을 고발한 작품. 지난해 5월 칸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였다가 9ㆍ11 테러 참사로 갑자기 주목을 받아 지난 11월 부산영화제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마흐말바프는 아프가니스탄에 남은 친구의 자살을 막아달라는 캐나다의 망명 저널리스트 파지라의 부탁을 받고 그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영화를 완성했다. 영화에서도 주인공 나파스는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있는 여동생으로부터 '개기일식에 맞춰 자살하겠다'는 편지를 받자 그를 구하러 떠난다. 나파스는 이란 국경에서부터 탈레반 정권의 본거지 칸다하르로 향하며 그 과정을 소형 녹음기에 채록한다. 코란을 외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난 소년 칵은 시체의 손가락에서 빼낸 반지를나파스에게 팔려고 하고, 온갖 핑계를 대며 적집자 대원에게 의족을 얻는 데 성공한외팔이 사내는 "언제 지뢰에 다리를 잃을지 모르니 의족을 사두라"고 권유한다. 여인들은 부르카(베일의 일종)를 뒤집어쓰고 있으면서도 메니큐어와 립스틱을 칠하느라 여념이 없다. '영화 성자(聖者)'로 불리는 이란의 국민감독 키아로스타미는 카메라를 아프리카 대륙 한가운데 자리잡은 우간다로 돌렸다. 평소 비전문배우를 기용해 극영화를 다큐멘터리처럼 찍어온 그는 이번에는 반대로 영화처럼 보이는 다큐멘터리 'ABC 아프리카'를 선보였다. 에이즈, 말라리아, 교육문제, 식량문제 등을 담고 있으나 뼈만 앙상하게 남은아이들이라든지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는 환자의 표정은 찾아볼 수 없다. 아이들이웃으며 뛰어노는 모습이라든지 젊은 여성들이 즐겁게 춤추는 장면 등을 보여줌으로써 이들을 자선의 대상에서 진정한 이웃의 위치로 끌어올린다. 10분 동안 암전 상태에서 자막만 간간이 흐르는 대목이나 하늘의 구름 화면과비행기 소음으로 장식한 마지막 장면은 무언의 대화로 오히려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키아로스타미다운 발상이다. (02)766-3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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