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효과’ 정말 대단합니다. 유엔 본부에 직접 들어가 조달 담당 총괄책임자를 만나 설명회를 연 것은 아마 저희가 처음일 겁니다.”
지난 주 미국 뉴욕 출장길에서 만난 중소기업진흥공단 뉴욕수출인큐베이터 A과장이 중소기업의 국제조달시장 개척과 관련해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해외에 나와 수출중소업체의 판로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일하고 있는 그는 “그 동안 미국 기관들의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이처럼 극진한 대접을 받기는 처음”이라며 “정말 뿌듯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반 총장의 취임과 함께 유엔 조달시장이 국내 중소업체들에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사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코리아’라는 국가브랜드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반기문 효과’가 국제조달시장 진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83억 달러(2005년 기준)에 달하는 유엔 조달시장은 지금껏 몇몇 중소업체들의 진출에 그쳐있는 게 현실. 우리는 세계에서 11번째로 많은 3,200만 달러의 분담금을 유엔에 내고 있지만 유엔 조달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주규모는 0.25%(2,300만 달러) 수준에 머물러 인도(4.70%), 아프가니스탄(4.30%) 등에도 뒤쳐져있을 정도다.
정부도 반기문 효과를 반기듯 최근 들어 국제조달시장 개척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올 초 외교통상부 주관으로 중소기업청과 조달청 등 9개 관련기관이 참석하는 국제조달시장 진출관련 합동회의를 신설,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또 중기청은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국제 조달시장 개척단을 구성, 파견했다.
이제 수출경험이 있는 중소업체들은 국제조달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장을 던져볼 만한 좋은 기회다.
세계 1위 콘돔업체인 유니더스의 성공신화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유니더스는 86년 유엔 산하기구인 유엔인구기금(UNFPA)에 콘돔 2만개를 납품한 뒤 20년 동안 유엔과의 거래를 유지하며 오늘의 확고한 위상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