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위조절 싸고 진통 발표 두차례나 연기

금융감독기구 개편안이 발표된 13일 청와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갑작스러운 발표에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청와대 직속 정부혁신위원회가 이날 오후3시에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하자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금감위는 비상이 걸렸다. ‘내부 수렴을 거쳐 감독기구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는 윤증현 위원장의 약속과 달리 조직개편의 열쇠를 쥔 정부혁신위원회가 미리 발표하겠다고 나선 것. 금감원에서는 “윤 위원장이 1,600여 금감원 직원을 속였다”는 분노와 반발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고 “윤 위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격앙된 주장까지 쏟아져나왔다. 윤 위원장을 비롯한 금감위ㆍ금감원 간부들은 ‘긴급회의’를 열고 부랴부랴 발표연기를 요청했고 오후3시 발표가 연기됐다. 윤 위원장은 윤성식 청와대 혁신위원장을 만나 혁신위 안건을 점검하고 발표문안의 수위를 낮출 것을 요청하는 등 논의를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후3시에 예정됐던 청와대 브리핑은 오후4시로 늦어졌고 결국 오후6시가 돼서야 시작됐다. 윤 위원장은 “늦어서 죄송하다“고 입을 떼고 “금감위원장 책임하에 결정해야 할 내용과 혁신위가 발표할 것을 논의하다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금감위를 의식한 듯 윤 위원장은 “혁신위는 감독기구 개편안의 커다란 방향만 제시하고자 한다”며 ‘공권력적 부분’ 등의 개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계속되는 기자들의 질문에 윤 위원장은 “업무분담 등 자세한 사항은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결정할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고 서둘러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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