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50년후 한국 모습은?
데이비드 전 美디스커버리 캐피털 매니저
데이비드 전 美디스커버리 캐피털 매니저
화두를 한국이 현재의 길을 계속 간다면 오는 2050년에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 것인지로 시작하자. 변화가 없다면 2050년에 한국의 유력 신문들이 다음과 같은 헤드라인을 뽑을 것이다.
①원화 환율, 1달러당 1만원 돌파=국가경쟁력의 효율성이 아니라 환율에만 의존할 경우 원화는 연간 5%씩 절하될 것이다.
②중국 유력 자동차메이커, 한국을 제작기지로 선택=중국의 1인당 소득이 연 5~6% 성장하고 2050년이면 3만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한국의 1인당 소득은 수출이 환율에 의지하는 한 1만5,000달러 부근에서 정체된다.
③실업률 35% 도달=경제정책이 성장보다 분배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한국의 고정투자 및 R&D 투자가 급감한다. 한국인들이 보다 좋은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나기 때문에 인구 감소 현상이 발생한다.
④재정적자 GDP 10% 초과=정부 재정의 역할이 증대하고 있다. 기업과 근로자들이 해외로 이동하기 때문에 세입은 주는데 지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종합소득세율이 최대 60%, 법인세가 50%에 이른다.
⑤정부, 자본통제 선언=해외로의 자본이탈이 보유외환의 상당한 위축을 초래한다. 정부는 엄격한 자본통제를 실시한다. 공개시장과 암시장에서 이중 환율 시스템이 형성된다.
⑥대학 지원자 수 감소=대졸자의 직장 부족으로 인해 학생들이 더 이상 고등교육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교수와 선생이 자기 직장을 보호하기 위해 전투적 노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시스템이 세계 경쟁에서 뒤처진다.
⑦주가지수, 1,000포인트에서 천정 형성=주가는 45년 동안 박스권을 형성한다. 차입매수(LBO) 바람이 불고 한국의 주요기업은 외국인이 100% 소유한다. 종합주가지수는 생존에 허덕거리는 수많은 중소기업으로 구성된다.
이런 헤드라인은 지나치게 비관적이고 머리 떨어져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5%만 되더라도 한국은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때로는 간단한 결정이 나라의 장래를 결정할 수도 있다. 한국의 과거 100년을 돌이켜볼 때 두개의 큰 결정적 시기가 있었다.
첫번째는 100년 전에 서구 문물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누군가 국제적인 비전을 가지고 서구문물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강대국에 의한 식민화와 대규모 전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한국인들에게 인식시켰더라면 한국은 50년간의 역경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번째 시기는 30년 전에 수출주도의 성장을 발전모델로 채택한 때였다. 경제적 마인드가 미숙하고 주력 수출산업이 없던 당시에 한국의 오늘날을 상상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특정 시기의 중대한 결정이 미래 세대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다. 지금 이 시점이 한국이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지금 분배와 성장의 논쟁이 한국의 미래를 규정할 것이다.
한국이 분배의 길을 선택할 경우 손자들에게 앞서 언급한 헤드라인을 물려주고, 미래의 충격이 한국을 기다릴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커진다면 한국에 대한 신뢰와 감정이 악화될 것이다. 그 방향이 바뀌지 않는다면 굳이 기업들이 투자하고, 소비자들이 돈을 쓰겠는가. 한국의 당면 문제의 본질과 근원은 장기적 이슈에 있다. 문제의 징후를 단기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면 한국이 선택해야 할 중대 결정의 포인트는 50년 후 한국의 모습보다는 세계의 모습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여부다. 일단 글로벌 청사진을 그린 후에 한국은 미래의 포지션을 어떻게 잡을지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라틴아메리카와 남아시아 국가와 비교하면서 한국을 어떻게 발전시킬지를 논의해야 한다. 한국이 신뢰의 위기를 해簫求?길은 두가지의 과제, 즉 분배에서 성장으로 전환하고 장기적 성장 플랜을 세우는 것이다.
데이비드 전이 한국 경제 위기의 원인과 전망ㆍ대안에 관해 3편의 글을 보내와 시리즈로 연재한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마치고 도미,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했으며 지금은 자신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4-08-22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