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NEC등 세계 경쟁업체에 밀리자대규모 감원.분사등 고강도자구책 나서
"이번이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기회다"
일본 전자업체 도시바의 오카무라 타다시 회장이 최근 도시바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며 던진 한마디다.
한때 전 세계 전자업계를 주름잡던 일본 업체들이 한국, 타이완 등 경쟁사들에 밀려 설 자리를 잃게 되자 최근 일본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도시바를 비롯한 NEC, 히타치, 후지쓰, 미쓰비시 등 일본의 빅5 전자 업체들이 대규모 감원, 공장 폐쇄, 사업 분사 등을 통해일본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한 시도를 벌이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도시바와 후지쓰는 반도체 사업부문의 합병의사를 내비쳤다. 두 호사의 반도체 부문이 합쳐질 경우 연 매출 45억 달러에 이르는 반도체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오카무리 회장은 또 PC부문을 비롯, 엘리베이터, 반도체 사업부문 등의 분사를 심각하게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NEC는 고용인원 2만 5,000명, 연매출 50억달러에 이르는 반도체 부문을 분사하고 빠른 시일안에 기업공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 초 발표된 히타치와 미쓰비시의 반도체 사업부문 합병 역시 최근 일 전자 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의 한 사례.
이 같은 움직임은 아시아 등 경쟁 업체들로 인해 수세에 몰린 일본 업체들의 변화하지 않으면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
도시바의 경우 한국에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크게 빼앗긴 데다 평판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타이완 업체들의 거친 공세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해 세계 최대 노트북 PC메이커의 위치를 미국의 델 컴퓨터에 내준 상태다.
도시바는 지난 사업연도에 사상 최대 규모인 20억달러의 순 손실을 기록했다.
NEC와 히타치, 후지쓰 등 다른 업체들 역시 비슷한 상황. 후지쓰, NEC등 일본의 빅5업체가 지난해 기록한 순손실 규모는 120억달러에 이른다.
1980년대 전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 했던 일본업체들의 반도체 생산은 지난해 전체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ASWJ은 일본의 전자 업체들이 유동성 악화로 인해 반도체 부문에 대한 투자를 크게 줄이고 있다며 이는 자칫 자충수가 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향후 반도체 시장이 회복할 겨우 일본 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신문은 일본 업체들이 반도체시장에서 점점 발을 빼고 있는 추세여서 장기적으로는 경쟁 업체들에게 가격 결정력을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