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고 이맹희 명예회장 빈소 찾은 이재용 부회장

홍라희·이부진도 조문… 삼성·CJ 화해무드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배웅을 나온 이 명예회장의 차남인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다. /송은석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면서 그동안 소송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삼성가와 CJ가가 극적인 화해를 하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9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을 찾아 지난 14일에 별세한 큰아버지인 이 명예회장을 조문했다. 모친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가 손을 꼭 잡고 조문을 왔다 돌아간 지 얼마 되지 않아서다.


이재용 부회장은 병석에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을 대신해 삼성가의 대표로 조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빈소에서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유족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또 조문을 마친 후 배웅을 나온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손을 잡거나 어깨를 감싸면서 말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이 명예회장의 시신은 중국을 떠나 항공편으로 서울로 돌아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운구됐으며 입관식 이후 친인척에 한해 조문이 이뤄졌다. 이 명예회장의 장녀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누이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 등 친인척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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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를 찾은 친인척들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 홍라희 관장, 이부진 대표 등 삼성가 인사에 유독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참석 여부를 통해 범삼성가 사이에서 발생한 갈등이 해소됐는지를 일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 이병철 회장의 선영 출입문을 놓고 대립할 정도로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것은 2012년. 당시 이 명예회장이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한 재산을 이건희 회장이 몰래 가로챘다"며 삼성전자 주식 일부와 배당금 등을 합해 모두 9,400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내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결국 1·2심에서 모두 패한 이 명예회장이 지난해 2월 상고를 포기하면서 사태가 소강 기미를 보였다.

특히 이 명예회장이 "이건희 회장과 10분, 아니 5분이라도 만나 손잡고 마음의 응어리를 풀고 싶다"고 전한데다 그해 8월 삼성가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기회가 사라졌다. 하지만 이날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가 인사들이 차례로 빈소를 찾으며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조문을 신호탄으로 부친대에서 생긴 불화의 그림자가 사라지고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홍라희 관장, 이부진 대표 등이 조문을 왔다는 것은 삼성·CJ가 사이에 앙금이 서서히 해소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부친들 사이에서 생긴 갈등이 후대에 이르러 사라지는 분위기"라고 조심스럽게 예견했다.

/안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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