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런던금속거래소(LME) 알루미늄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알루미늄 고철(스크랩) 가격을 좀 더 쳐 주셔야 겠는데요“
최근 철강, 비철 등 국제 원자재가격이 급등하자 일부 고물상들이 LME 등 국제시세를 인터넷으로 실시간 확인하고 이를 근거로 웃돈 요구를 하고 있어 가뜩이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원자재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고철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스테인레스 등 각종 비철 고철(스크랩) 국내유통시장은 고물상, 자원재활용업체 등 1차 수집업체와 중간단계의 2차 유통업체, 또 이들 물량을 전국 단위로 취합해 제철, 제련 공장 등에 공급하는 벤더 등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대기업인 제철공장 등에 공급하는 벤더는 각 금속별로 3~5개 정도다.
그동안은 복잡한 유통단계 때문에 수요업체인 제철, 제련 업체들의 일방적인 가격조정을 통해 국내 시세가 결정되어왔다.
그러나 최근 철강을 비롯한 국제 금속원자재 가격이 급등양상을 보이자 이 같은 수요자 중심의 고철유통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고물상 등 1차 수집업체들은 인터넷 등에서 런던, 싱가포르 등의 국제시세를 제시하고 고철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 중간 유통업자들도 계속적인 가격상승을 기대하고 일부 물량을 별도로 비축하거나 중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어 시중에 고철이 자취를 감추고 있어 국내 고철 유통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고철 중간 유통업체 D사의 K사장은 “가격인상에 대한 기대심리만 높아지면서 수집단계에서부터 고철이 돌지 않아 모두다 손해 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고철시세도 국내 유통가격이 수입가격에 점차 근접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이전에 t 당 24만원이던 수입 고철가격보다 35% 이상 낮았던 국내 유통되는 고철값(15만원)이 현재 30만원으로 수입가격(42만원)의 70%를 넘어섰다.
실제 일부 고철 중간유통업체들은 제강업체 등에 국제시세에 근접한 납품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다 보니 제강업체 고철 납품가격이 하룻밤새 t 당 1만원 넘게 뛰는 일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고철 유통업자들이 자국의 종합상사를 끼고 국내 유통업체를 통해 고철, 비철금속 등을 마구 사들여 중국에 중계 수출하고 있어 시중의 고철 품귀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실제 이들 일본 유통업자들은 국내 고철시세보다 kg당 30~40원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 아니라 국내 중간유통업체중 일부도 장기계약에 따른 최소 물량만 국내 대기업에 공급하고 나머지 물량들은 중국 등으로 직수출을 하고 있다.
<온종훈기자,이상훈기자 atripl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