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지의 영화대륙, 호주가 온다

호주영화제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서니콜 키드먼, 러셀 크로, 멜 깁슨, 케이트 블란켓, 피터 와이어, 제인 캠피언.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호주 출신 혹은 호주에서 교육받은 영화인들이다. 이들을 길러낸 호주 영화의 힘과 그러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호주영화들을 준비하고 있는 1990년대 신세대 호주 감독들의 대표작들을 만나보는 자리가 열리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24일까지 서울 동숭동 하이퍼텍 나다(02-766-3390)에서 열리는 '호주 특선 영화제:현대 호주영화와의 만남'(한호재단, 주한 호주대사관, 동숭아트센터 공동주최)이 그것으로 1994년 이후 제작된 호주영화 10편이 1일 5회상영된다. 입장료 1회 5,000원. *표참조 호주는 최초의 장편영화를 만든 나라. 그만큼 그들은 영화산업에 대한 자부심도 컸으며, 영화에 대한 열정 또한 다른 나라들과 남달랐다. 영화사적으로 보면 초창기(1906~1928)의 호주 영화산업은 150여편의 영화가 제작되는 호황기를 누리고 있었으며, 이는 영국의 영향으로 장편보다 다큐 제작 전통의 강인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1928년 호주 연방정부는 왕립위원회를 구성하면서 경제공황과 과당한 유성영화 제작비 문제 등 호주영화 산업 공황이 시작되어 1942~1969년 사이 단 4편의 영화만이 제작되었다. 하지만 1975년 호주영화진흥공사의 설립으로 영화제작 60~70%까지 지원을 해주며 영화제작에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현재 할리우드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은 호주 촬영지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그것은 환율을 통해 영화 제작비에 대한 절감을 줄 뿐 아니라 뛰어난 인재들을 육성하고 있기 때문. 이렇게 호주영화가 발전할 수 있게 된 계기는 호주 영화 정책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영화들 역시 호주 영화 정책 위원회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영화들이다. 그리고 호주인의 시각과 관점으로 만들어진 영화인 만큼 그들이 새롭게 만들고자 하는 문화는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그 뜻을 모으고 있다. 10편의 상영작중 놓쳐서는 안될 영화는 지난 96년 칸 영화제 황금 카메라상을 수상한 코믹 스릴러 '러브 세레나데'(감독 설리 배럿). 독창적인 유머를 앞세운 극적 재미와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권태롭게 일상을 보내고 있던 비키 앤(26)과 디미티(21) 자매가 옆집에 이사온 40대 중반의 전직 유명한 DJ의 애정을 두고 기묘한 삼각관계를 이루는 이야기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듯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괴이한 사건을 즐겨 다루는 호주영화의 특기를 살펴볼 수 있다. '97년 선댄스영화제 화제작 '내 아버지는 스탈린'(감독 피터 던컨)은 스탈린에게 팬레터를 보내며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꿈꾸는 급진적 여성이 하룻밤 사랑으로 얼떨결에 낳은 스탈린의 아들을 혁명가로 키우는 '정치적'코미디다. 2000년 호주영화위원회 최고의 영화로 선정된 '알리 브란디를 찾아서'(감독 케이트 우즈)는 이민가정 젊은이들의 성장을 그린 여성감독의 감독 데뷔작이다. 이밖에 발언의 욕구로 충만한 초기 퀴어영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썸 어브 어스'(감독 케빈 다울링ㆍ제프 버튼, 1994), 마약 딜러에 쫓기는 청년의 모험담을 그린 '투 핸즈'(감독 그레고 조던, 1999), 그리스계 양성애자 청년 아리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파괴적으로 그린 '헤드 온'(감독 애너 코키노스, 1998), 멀리 떨어져 살다 재회한 세자매가 갑작스런 홀아버지의 실종으로 말미암아 가슴 깊이 묻었던 갈등의 넝쿨을 풀어내는 드라마'호텔 소렌토'(감독 리처드 프랭클린, 1995)등이 있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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