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기업법안' 국회 무더기 대기
금산법등 계류…재계·학계등 "기업 사활 위협"
문성진 기자 hnsj@sed.co.kr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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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우리 반대 목소리 적극 반영"
'기업활동을 옥죄는 법안들이 무더기로 대기하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 및 노동ㆍ환경 관련 법안들의 상당수는 기업의 현실을 차순위로 밀어낸 채 과도한 경영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일부 법안들의 경우 입법 취지와 무관하게 자칫 '기업의 사활'을 위협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 재계와 학계ㆍ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18일 정치권 및 재계에 따르면 제256회 정기국회 법안심의에 계류된 경제 관련 법안들 가운데 소비자집단소송제 및 소비자단체소송제(소비자보호법 개정안)를 도입하거나 소액주주에게도 주식양도차익을 과세(소득세법 개정안)하는 등 기업활동이나 투자의욕을 저해할 수 있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금융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가운데 5% 초과분에 대한 처리를 골자로 한 금융산업구조조정법 개정안은 일정 기간 유예 후 강제 매각시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이만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금산법과 관련) 취지는 좋은데 주식을 대량으로 강제 매각할 경우 외국계 헤지펀드 등 자본 여력이 있는 세력이 특혜를 보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는 미국도 소송을 제약해 기업을 보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데 기업활동에 제약을 주지는 않을까 한번 더 점검을 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법안 가운데는 또 노사관계에 제3자 개입요건을 폐지(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하려거나 동일노동 동일임금 지급, 비정규직 통상근로자 우선 채용 및 모든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근로기준법 개정안)시키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어 노동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생산자가 생산제품 폐기물 이후까지도 일정 책임을 부담(자원순환형경제사회형성촉진법안)하게 하거나 한국영화 의무 상영일수를 법에 명기(영화진흥법률 개정안)시킴으로써 한미 양국간 현안인 쌍무협정 체결의 걸림돌을 고착화시키려는 시도도 나타났다.
재계는 이와 관련, 각종 경제 관련 법안이 가감 없이 국회 심의에서 통과될 경우 기업활동을 심각하게 위해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기업의 현실을 반영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치권을 설득해가기로 했다.
한편 여권에서는 법안 처리 과정에서 재계는 물론 시민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금산법 등 주요 법안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가 커 의견조율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석호 우리당 제3정조위원장은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시킬 것"이라면서도 "기업활동을 투명하게 하자는 게 왜 반시장ㆍ반기업적인 것인가. 판단은 법과 원칙에 따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입력시간 : 2005/10/18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