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SK등 대기업들 'IT' 손턴다

벤처경기 위축에 청산·지분매각 러시 삼성ㆍSK 등 대기업들이 지난 2000년을 전후한 벤처붐을 타고 앞다퉈 설립했던 닷컴 등 IT기업들을 대거 정리하고 있다. 벤처열기가 시들해지고 IT경기가 위축되면서 청산 또는 지분매각 형태로 처분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SK는 지난 11월 한달에만도 인터넷빌링(요금청구)업체인 빌플러스와 PC원격고장수리업체인 베스케어, 위성안테나설치운영업체인 이리듐코리아를 청산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 소프트웨어개발업체인 이니즈와 온라인게임개발업체인 엔포에버, 데이터베이스처리업체인 이누카의 지분을 대부분 매각, 일찌감치 IT계열사 정리에 나섰다. 이밖에 하나로통신은 IT서비스업체인 하나로테크놀로지의 지분을 지난달 매각했고 KT도 컴퓨터시스템설계자문업체인 케이티인포텍을 9월에 정리했다. 제일제당은 벤처투자 열기가 한창일 때 초고속통신망업체로 각광받던 드림라인을 하나로통신에 매각한 데 이어 10월에는 인터넷쇼핑몰운영업체인 아이삼구도 청산했다. 청산은 아니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IT기업간 합병을 통해 살아남으려는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SK가 11월 인터넷포털업체인 넷츠고를 또다른 포털업체인 라이코스코리아와 합쳐 SK커뮤니케이션스로 새로 출범시켰다. 포털업체의 특성상 덩치를 키워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앞서 10월에는 LG도 계열사인 데이콤의 사업부 조직이던 천리안(인터넷포털업체)과 포털업체인 심마니를 합병, 데이콤멀티미디어인터넷(데이콤MI)라는 회사를 차렸다. 대림도 5월 온라인정보제공업체인 아이티씨로를 대림아이앤에스에 합병시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기업이 뚜렷한 비전과 전략 없이 벤처열풍에 휩쓸려 이것저것 손을 댔다가 돈이 되지 않자 철수 러시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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