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몽구 회장 실형 선고] 현대차 어떻게 되나

악재만 첩첩…글로벌경영 물거품 우려<br>中·인도증 공장 준공 앞두고 터져 영업손실로 이어질듯<br>리더십 약화로 신차개발등 핵심사안 지연·유보 불가피<br>재계 "법원, 경영상황 감안했어야…향후 재판서 선처를"


‘설마 설마 했는데….’ 연초부터 불어닥친 노조의 성과급 파업과 버스 노조의 2교대 근무 반대 등으로 몸살을 앓아온 현대차가 또다시 정몽구 회장의 실형 선고로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이번 판결로 정 회장은 상당 기간 경영활동 전면에 나서기가 껄끄러워졌다. 보석상태로 당장 법정 구속은 면했지만 실형 선고를 받은 CEO라는 점과 항소할 경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만큼 이번 실형 선고는 사실상 현대ㆍ기아차그룹에 대해 역주행 선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곧 지난 2000년 자동차 전문 그룹을 출범시킨 후 줄기차게 추진해온 ‘현장경영’과 ‘품질경영’의 성과가 물거품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로 이어진다. 당장 오는 3월로 예정된 기아차의 슬로바키아 공장 준공식에서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추진에 이르는 그룹 현안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영 물거품되나=정 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는 현대차 임직원은 물론 해외시장에도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2005년 준공한 미 앨라배마 공장이 93년의 캐나다 브루몽 공장이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자동차 품질상의 문제로 93년 캐나다 공장을 철수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정 회장의 리더십 부재로 해외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기아차의 슬로바키아 공장(3월) 준공과 중국 제2 공장 준공(10월), 현대차의 인도 2공장 준공(올 하반기)과 체코 공장 기공식(올 상반기) 등 해외 공장 가동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터진 ‘핵폭탄급 악재’가 현대ㆍ기아차의 영업력 손실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은 다른 대기업 회장과는 달리 현장에서 진두지휘하는 경영 스타일의 경영자”라며 “정 회장의 실형 선고는 생산라인에서부터 최고 의사 결정까지 경영과 관련한 모든 분야에서 차질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악재와 악재, 또 악재만 쌓여 있다=그룹 안팎에서는 정 회장의 실형 선고로 현대차가 사상 최악의 경영 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에 벌써 6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 이외에도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기아차 등에 대한 경영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말 원ㆍ달러 환율이 900원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소형차 개발 등 신차 개발은 물론 친환경차 개발 등이 모두 전면 보류될 위기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착공 이후 기술선 도입과 현대제철의 외자유치 등 굵직한 사안 등에 대한 결정이 지연되거나 유보될 것이라는 전망도 우려를 낳고 있다. 노조 문제 역시 마찬가지. 전주공장의 버스 부문 1일 2교대 근무안과 5월로 예정된 노조와의 임단협 등 노조 관련 이슈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도 정 회장의 결정을 대신해줄 수 없는 형편이다. ◇“가혹한 결정” 재계 우려의 목소리 높여=재계는 이날 정 회장의 판결과 관련, 법원 판결에 따른 현대차의 경영 위기 등을 우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한국 경제는 물론 현대차의 경영 상황을 감안했으면 하는 바람이 여전히 남는 판결”이라며 “현대차 사태는 기업 경영 관행으로 불가피하게 불거진 일인 만큼 실형 선고는 현대차그룹에 가혹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향후 재판과정에서 선처를 주문했다. 대한상의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최고 결정권자인 CEO에게 실형을 내린 것은 글로벌 경영을 펼치는 현대차에 큰 시련을 안겨준 것”이라며 “사법부가 글로벌 경영을 추진하는 현대차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