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자유 없는 경제자유구역' 재검토해야

참여정부가 지난 2003년 의욕적으로 시작한 경제자유구역이 어느 새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외자유치 실적은 수억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빈약하고 경제자유구역청 공무원들조차 이미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산하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에 현황을 보고하며 회생 방안에 대한 호소가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인천, 부산 진해, 광양 등 3개 경제자유구역청이 가장 바라는 일은 경제자유구역법을 명실상부한 특별법으로 바꾸고 경제자유구역위원회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을 대통령 직속으로 승격시키는 것이다. 각종 규제들이 자유구역에도 그대로 적용돼 기업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해외로 나가는 마당에 규제가 곳곳에 널려 있는 말뿐인 경제자유구역에 외자유치가 이루어질 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싱가포르ㆍ두바이ㆍ상하이 등 개방경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곳을 보다가 우리나라의 경제자유구역을 들여다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지나치게 까다로운 환경영향평가는 물론이고 같은 산업단지이면서도 경제자유구역만 도로 등 기반시설의 국고지원을 전액 아닌 절반만 받는 역차별까지 당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수도권정비계획법 때문에 국내 대기업 투자조차 막혀 있는 상태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지난해 말 또다시 경기ㆍ충남, 대구ㆍ경북, 전북 지역을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대상지역으로 선정했다. 기존의 자유구역조차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역을 늘려 개발기대에 따른 지가상승만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차기 정부는 기존의 경제자유구역과 추가지정 대상지역 등을 면밀하게 재검토하고 본래의 뜻대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다각도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자유구역청에 인사ㆍ예산권을 부여해 말 그대로 자유구역이 되도록 해 세계의 유수 도시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다 할 성과도 없는 기존 3개 자유지역에만 이미 8조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경제자유구역이 예산낭비장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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